그 남자 요리 탄생기 3부작
『리디아의 정원』이라는 명작이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집을 떠나 대도시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삼촌 댁으로 보내진 리디아는 옥상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무뚝뚝한 삼촌을 무장해제 시키고 환히 웃게 한다. 평일 저녁 무색무취의 냉기로 가득한 우리 집은 리디아가 오기 전의 삼촌네 빵집 같았다. 그랬던 우리 집이 합가로 남편의 정원이 되었다. 따뜻한 요리를 뚝딱해 내는 남편은 자신의 정원을 맛있는 냄새와 온기로 가득 채운다. 닭볶음탕, 피자, 육회, 카레, 스테이크, 수육, 치킨텐더, 연어장, 감바스 등 그 종류도 다양하고 많다. 퇴근 후 사라진 나의 시공간에 대한 슬픔은 맛있는 음식의 향연에 대한 황홀감으로 쉽게 바뀌었다. 맛있는 요리는 다차원적으로 행복을 준다. 입이 즐겁고 위장을 만족시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과 마음을 먹는 행복이다. 진부한 표현일지라도 이 말이 딱 맞다. 누군가를 위해 장 보러 갔을 발걸음, 분주히 주방을 오갔을 손놀림, 멋진 모양을 내기 위해 이리저리 굴렸을 눈동자, 감사한 일이다. 남편은 나의 맛있다는 칭찬에 힘입어 더 열심히 하게 된다던데, 나는 칭찬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자 함이었다. “우리 남편의 요리는 정말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