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개선장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서C Mar 21. 2023

숭늉 한 잔만 마시면 더없이 좋겠다

제주 맛집 중엔 오후 3시면 벌써 장사를 끝내는 곳이 많은데, 제주에 갈 때마다 찾게 되는 조천읍의 보말칼국수집도 그렇다.

이 집 보말칼국수는 보말이 듬뿍 들어 있고 죽처럼 걸쭉하니 국물까지 싹 다 먹게 된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 해물파전이 먼저 나오는데 두껍지 않은 전이 기름에 튀기듯 나온다. 부추, 양파, 당근, 새우, 오징어가 뒤엉켜 맛있는 야채 튀김을 먹는 것 같다.

너무 배부른 느낌이 불편해 평소 덜 먹는 나도 배가 빵빵해지도록 먹고 나온다. 그런데 배가 차고 나면 아무리 맛있는 국물과 고소한 기름이라도 뒤끝에 짭짤함과 느끼함이 남기 마련이다.

이 뒤끝을 씻어줄 적절한 온도의 숭늉 한 잔만 마시면 완벽하겠다 싶다. 어느 고깃집에 갔더니 큰 밥통 안에 숭늉을 셀프서비스로 먹을 수 있도록 해놨던데, 여기도 그런 서비스를 하나 추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아주 장사가 잘되어서 굳이 더 서비스를 추가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바로 관광객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