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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C Feb 03. 2023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에서 나의 약점 관찰하기

『역행자』1. 자의식 해체

“주말에 종합자료실 근무랑 디지털자료실 근무 좀 바꿔 줄 수 있어요?”라는 상사의 기습질문에 나는 얼떨결에 “네”라고 해놓고서 화가 났다.      


도서관은 주말 이용자가 더 많다. 고로, 직원들이 격주로 주말 근무하며 자료실을 지킨다. 각 자료실은 그 특징이 뚜렷하다. 모두 자기 노트북을 들고 다니고 각 가정에 PC 1대쯤 보급되어 있는 요즘, 디지털자료실을 찾는 이는 드물다. 반면 종합자료실은 주말에 더 성행한다. 디지털자료실 근무가 걸리는 날엔 보통, 내가 준비하는 프로그램 관련 일을 잔뜩 챙겨가 일에 집중한다. 종합자료실 근무를 하는 날은 이용자 참고봉사(잘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줌)가 주 업무가 된다. 디지털자료실 근무 예정으로 할 일을 모두 세팅해 놓았는데, 갑자기 종합자료실 근무를 하라니 내 계획이 틀어지고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나에게 떠넘긴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평소라면 거기에 그쳤겠지만, 나는 『역행자』(자청 저)에서 읽은 대로 생각회로를 돌려 봤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이 든다

②그 감정이 방어기제나 자기 합리화가 아닌지 의심한다(탐색)

③나는 준비해 놓은 일을 하지 못하고 상사가 자기 일을 나에게 떠넘긴다는 이유로 화를 내고 있다

④혹시 더 많은 일을 하기 싫고 내가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해서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인데 그 화살을 상사에게 돌리고 있지는 않은가

⑤맞다. 그러니 화를 내는 행위는 나의 무능을 증명하는 어리석은 일이다(인정)

⑥“오히려 좋아.” 종합자료실에서도 참고봉사하며 내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보자(전환/변화를 위한 액션플랜)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곧바로 평온한 상태가 되었고 실제로 그 주말 그 근무가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많은 일들을 했다. 내가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든다면, 과잉 자의식의 상태가 아닌지 먼저 의심해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돌이켜 보니, 불편한 감정이 들 때마다 습관적으로 상대방에게 화살을 돌렸지만, 사실 모두 나의 약점에 대한 방어기제라는 명제를 깔고 보면 놀라울 정도로 “모두” 내 화의 근원이 사실 나에게, 나의 약점에 있음을 설명할 수 있었다. 남은 인생,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수도 없이 들 것이다. 그때마다 이렇게 ‘자의식 해체’ 회로를 거치면 어떨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큰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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