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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유 Jan 25. 2022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혼자 있고 싶은 우리에게

오로지 저자에 의하여 책을 집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심지어 그 책의 저자가 책을 발간해보지 않은 초임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서슴없이 그 책을 고른다. 어느새부터인가 출판사에서는 새로운 저자가 될 인플루언서들을 탐방하기 시작하였고, 꽤 많은 유튜버들이 앞다투어 책을 출간했다.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는 위처럼 작가가 유튜버 명이자 최근 '유퀴즈 블록'이라는 유명한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이력이 있는 김유진 변호사가 출간한 두 번째 자기계발서이다. 나 역시 그녀의 유튜브채널을 구독하며 스스로 나태해질 때마다 그녀의 영상을 주기적으로 챙겨보았다. 그녀가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소식 역시 유튜브 영상으로 가장 먼저 접하였고, 두 번째 책을 소개하는 영상 역시 그녀의 채널에서 먼저 보았다. 그러니 김유진 변호사가 쓴 두 권의 책에 관하여 누구보다 많은 기대감을 품었노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저자의 첫 번째 자기계발서인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는 김유진변호사의 유튜브 구독자라면 낯설지 않을 그녀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민을 떠났고, 그 과정에서 그녀가 왜 열심히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에세이 형식을 통하여 회고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작가는 두 번째 책인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를 통하여 '실전에 익히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까 첫 번째 책이 에세이의 형식을 띈 자기계발서라고 한다면 두 번째 책은 보다 '실용서적'에 가깝다고 할까.


위 책은 저자가 직접 자신이 체득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선보임으로써,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해주는 듯 보인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위 책에 적힌 방법들은 꽤 구체적이나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독자에 따라서 위 책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저자의 문체는 쉽게 읽히면서도 단조롭다는 단점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베스트셀러까지 오른 이유를 누군가 반문한다면, 나는 저자가 당당히 '혼자 있을 권리'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 답할 수 있겠다. 현대인들이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 있고 싶지 않은 심리에서 나오는 불안감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이 책이 예비 독자들의 어떠한 심경을 건드린 것은 아닐까. 실제로 저자의 책들을 모두 읽고 나면, 이대로 따라 해 볼 행동력까진 생기지 않더라도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나를 위해 상대에게 설명할 단단한 구실을 찾은 것 다.


우리는 더 이상 혼자 있고 싶다는 이들을 굳이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할 필요가 없이 그저 '자기계발 중인 한 명의 현대인'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그것이라 믿는다. 저자의 유튜브 채널을 꽤 오랫동안 구독한 이로서 저자가 택한 실용서적보다도 굳이 4시 30분에 일어나면서까지 자신의 시간을 가져야만 했던 솔직한 심정과 갑작스레 찾아온 유명세와 그에 따른 심적인 변화 등 보다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책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의 영상을 오랫동안 봐온 구독자로서, 책을 좋아하는 한 명의 애서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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