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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유 Feb 02. 2023

자기계발서엔 출처가 필요했다

<잘될 수 밖에 없는 너에게>를 읽고

김난도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임에도 불구하고 책 제목이 조롱에 가까운 밈으로 쓰였다. 그 이유인즉슨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탄탄한 직장을 지닌 서울대학교 교수가 청춘의 힘듦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개천에서 용이 나기도 힘든 사회구조를 고려해본다면  청춘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나 역시 소위 말하는 갓생을 살아보기 위하여 자기계발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읽어보았으나 구미가 당길만한 책을 만나보지는 못했다. 이미 성공한 사람의 자기계발서는 어딘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속으로 악평을 쏟았거나 혹은 유튜버들의 유명세에 기대어 읽어본 책들 중에 실망감을 가진 책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개인적인 경험이 빚대어 자신의 성공을 하나의 '꿀팁'이라 생각하고 따라 해보기를 권유한다는 것이었다. 소위 말해 모든 사고의 출처가 본인 자신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최서영작가의 에세이에는 챕터마다 자신에게 영감을 준 콘텐츠(책과 강연 영상 등)를 첨부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글이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도 같았다. 그러니까 내 경험이 내가 성공할만한 사람이라서 혹은 알고 보니 내가 의지가 대단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출처를 통하여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을 얻어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나아갔다는 글이 아닌, 이러저러한 실패를 겪고 있는 보통사람인 직장인 A씨가 이러저러한 긍정적인 자극으로 인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류의 메시지가 매우 쉽게 쓰인 책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저자인 최서영작가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깊이가 얕다는 단점을 무시할 수 없다. 쉽게 쓰인 만큼 쉽게 읽히나 함축적이거나 비유와 은유를 통한 울림 있는 문장을 기대하기엔 어렵다. 아마도 이 책이 1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저자의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편안한 문체로 독서에 부담이 없다는 점과, 위인전같은 자기계발서에 많은 독자들이 신뢰를 잃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서영작가의 유튜브채널 말많은소녀의 영상을 모두 보아온 입장에서는 영상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한 추가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고, 모든 영상들을 글로 한번 더 정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최서영작가의 이야기가 의욕적인 삶으로서 나아갈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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