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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유 Apr 10. 2023

<서치 2> 태생적인 단점을 덮는 서치만의 쫄깃함

영화 <서치2>는 흡사 <모던패밀리>의 회차 중 클레어가족 모두가 애플로 소통하던 회차와 넷플릭스 한국영화 <스마트폰을 떨어트렸을 뿐인데>의 초반 오프닝 시퀀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스크린관을 가득 채우는 방식은 <서치> 이후로 관객에게 더 이상 전혀 낯선 연출법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가 SNS를 뒤져 실종된 딸의 행방을 알아낸다는 전편보다도 인터넷에 능숙한 딸이 엄마를 찾는 주체가 됨으로써 스크린 속 모바일화면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전편이 가진 쫄깃한 맛과 장점을 살리면서도 반전의 반전을 배치함으로써 전편을 본 관객들도 뻔하지 않게 결말을 맞는다.  영화 <서치 2>는 전편의 명성을 잇는 몇 안 되는 후속작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창 사춘기를 보내며 엄마의 간섭이 싫은 준은 엄마가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날 광란의 파티를 벌이며 자유를 만끽한다. 자유가 끝나고 엄마와 남자친구를 픽업해달라는 부탁에 공항으로 마중 나가 엄마를 기다렸지만, 두 사람은 끝끝내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다. 진척이 느린 FBI가 답답한 준은 결국 엄마와 엄마남자친구의 모든 인터넷기록을 뒤져 둘의 행방을 찾기에 이른다.  영화 <서치 2>는 앞서 서술하였듯이, 전편의 장점을 그대로 살린 채 관객의 예측을 몇 차례 뛰어넘으며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톡톡히 살렸다. 무엇보다도 전편보다 오프라인의 노출빈도를 확연히 줄이며 영화는 오로지 준의 맥북을 통해서만 스크린 속을 가득 채우는데도, 18세라는 준의 설정상 다양한 앱을 넘나드는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며 극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처럼 영화 <서치 2>는 전편의 명성을 이어감과 동시에 시리즈로서의 가능성을 보인다.


더불어 영화는 전편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함의한다. 실종된 준의 엄마를 두고 SNS에서는 가짜뉴스가 판을 치며, 이에 준은 황당한 시선으로 분노한다. 당장 딸의 생사를 찾는 것이 더욱 급하여 시종 분노에 차 있던 아버지의 시점과는 달리 평소 SNS에 익숙한 딸이 직접적으로 겪는 공포는 사뭇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파편 된 정보들로 자신의 엄마가 가십거리로 소비되는 장면에서 환멸을 느끼는 준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영화 <서치2>는 우리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시사한다.

더불어 이 영화를 보며 맥북병이 걸릴 것 같다는 감상평이 있을 정도로 영화에서 애플은 단순한 도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SNS가 주였던 전편과는 달리 맥북과 애플워치 즉 애플이 또 다른 주연이었던 <서치2>에 대한 몰입도는 각국의 IT사정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 이 영화의 태생적인 단점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한 편으로는 '맥북병'은 있어도 다른 병은 없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영화 <서치 2>의 몰입도에 관해 일부 관객은 한계점을 지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특히나 이 영화는 IT에 능숙하지 않은 관객층은 그렇지 않은 관객층에 비하여 작품의 몰입도가 다르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다.


그렇기에 <스마트폰을 떨어트렸을 뿐인데>의 초반 시퀀스처럼 서치 시리즈가 각국에 맞게 로컬라이징 된다면 그 또한 꽤 재밌을 것이란 상상을 해보았다. 이런 상상을 해볼 정도로 앞서 언급한 태생적인 단점은 조금 무시하고 싶어질만큼 영화 <서치 2>가 스릴러의 문법을 충실히 따른, 시대성을 잘 반영한 영화임을 부정할 수 없다. 어찌 보면 이 영화는 IT를 향한 헌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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