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품격을 결정짓는 7가지 자본 <아비투스>를 읽고
연 초에 팀장님께서 읽어보면 좋은 책으로 추천해 주신 책, <아비투스>를 밀리의 서재를 통해 방금 완독 했다. 평소라면 절대 읽을만한 종류의 책이 아니었고 그래서 흥미로우면서도 조금은 괴로운 독서였으며, 그만큼 많은 생각거리를 준 책이었다. 인간의 품격을 결정짓는 7가지 자본(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룬 책이다.
우선 책의 부제는 인간의 품격을 결정짓는 7가지 자본이라 쓰여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상류층의 계급 진입을 위한, 상류층의 자본 특성에 대하여 분석한 책이다. 상류층의 이너서클로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을 지닌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고, 유용한 책일 것이다. 좀 더 높은 경지를 추구한다면 어떤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솔직히 나도 꽤 많은 부분에서 유용한 부분이라 생각하며 많은 부분을 유념히 보고 표시하며 읽었다.
서양의 문화권을 기반으로 쓰인 책이고, 어쨌든 보다 더 높은 곳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지침서가 된다는 목적이 굉장히 뚜렷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나는 특히 문화자본 파트를 읽을 때, 꽤 많은 부분이 거슬렸다.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어찌 되었든 급을 나누는 것을 많이 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에 비주류 문화나 삐끕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선 좀 반박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책 자체가 보편적인 이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하기에 편협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부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꽤 좋았던 부분은, 어찌 되었든 더 나은 상태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다양한 시사점과, 이미 선구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의 특징에 대해 상세하게 풀어놓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상류층이라는 계급을 경제적인 부를 이룬 것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을 이룬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보다 격식을 갖춘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참고할 점이 많은 책이라 생각한다.
보통 내가 읽는 책들은 연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거나, 현 상태에 대해 만족하라는 메시지를 많이 던지는 편이다. 때문에 이런 상류 계급에 대한 우호적 시선을 가지고 여러 정보를 제공하는 책을 읽는 건 꽤 신선한 경험이었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색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으며 표시했던 마음에 드는 구절 중 몇 가지를 옮기며 글을 마무리한다.
야망에는 공격성이 필요하다. 울세탁 코스로는 우두머리가 되지도 못하고 그 지위를 유지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야심과 끈기가 이기주의, 사이코패스 같은 행동 패턴과 동의어여서는 안 된다. 성공은 격식과 친절도 필요로 한다.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Johann Gottfried Herder)의 정의에 따르면 호의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서로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부르디외가 경고했듯 모든 발언은 말해야만 하는 것과 암묵적 규칙에 따라 말해도 되는 것의 타협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