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혹시 도서관 사서이신가요?

도서관으로 돌아온 이유

'혹시 도서관 사서이신가요?'


간혹 내게 직업이 도서관 사서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SNS나 블로그에서 '도서관에 사는 남자'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다 보니 내 직업이 '사서'인 줄 아는 사람들이 은근 많다. 나는 사서가 아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도서관에 사는 남자'라는 필명은 작년 초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면서 도서관으로 돌아오며 만든 필명이다. 일을 하기 전까지는 책이 좋아 항상 도서관에 살았다. 20대의 대부분을 방황하며 살았더니, 후반부에는 잠시 쉬어가고 싶었다.


책을 가까이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읽은 책이라고는 만화책뿐이었다. 부모님께서는 어려서부터 '공부해라', '책 읽어라' 소리를 하지 않으셨다. 게다가 시골에 살았기 때문에 다닐 학원도 없어 학교가 끝나면 산으로, 계곡으로 향했다.


그렇게 실컷 놀다가 스무 살이 되면서 대학에 입학했다. 시골에서 서울로 대학을 오다 보니 재밌는 것이 더욱 많았다. 남들은 대학교 생활을 1년 하고 다들 군대에 가는데 나는 2년이나 학교에서 놀았다. 그러다 어쩔 수 없이 남들처럼 군대에 가게 되었다. '군대 가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을 거듭하다 선택한 것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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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동안 책 100권만 읽어보자!'


거기서부터 내 인생은 바뀌기 시작했다. 군생활과 동시에 시작한 독서 습관은 실컷 방황하던 나를 도서관으로 이끌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서로 시작을 했지만, 읽다 보니 너무 지겨워서 다른 분야의 책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금은 소설, 문학, 과학, 역사, 글쓰기 등 가리는 분야 없이 책을 읽고 있다.


도서관에 자리 잡기 전까지도 많은 방황을 했었다. 아르바이트도 이것저것 다 해보고, 고시 공부도 해보고, 직장에도 다녀봤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다.


그렇게 열심히 방황한 삶은 현재 도서관에 머물러 있다.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었던 지식과 지혜들을 세계적으로 위대한 석학들과 현자들에게 배우고 있다.


배우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끊임없이 삶에 적용해보고, 몸으로 부딪혀 직접 깨닫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나누려고 하고 있다. SNS에서는 책을 읽으며 내게 깨달음을 준 글귀를 전하고 문뜩 떠오른 깨달음들을 전한다. 블로그에서는 읽은 책과 사색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다.


'읽고, 쓰고, 나누고'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시작한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위대한 선승인 도겐은 말했다.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은 안개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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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자들 사이를 거닐고, 그들의 지식과 지혜에 취하고 싶다. 그저 호기심이 생기면 찾아 읽고, 남들에게 나누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나누는 것. 그것이 나의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루쯤은 호텔방에서 책을 잔뜩 쌓아놓고, 여유롭게 쉬며 책을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음에도 그렇게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들려주려 한다. 그렇게 살고 있는 나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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