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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Feb 02. 2018

책 읽으며 사는 삶

내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어릴 때 난 책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기억에는 없지만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는 내게 책을 읽히려 무던히 노력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난 왜 그렇게도 책 읽기를 싫어했을까? 


 성인이 되기 전까지 스스로 읽은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심지어 학창 시절 국어과목을 포기했을 정도였다. 요즘 말로 하면 국포자라고나 할까.


 하지만 난 책 읽으며 사는 삶을 선택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매일 책을 읽고, 읽은 책을 정리하고, 또 글을 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책 읽으며 사는 삶


 고민도 많고 방황하던 시절, 나를 어둠에서 이끌어내 준 건 바로 이었다. 


 우연히 읽기 시작한 책이었지만 고민을 정리하게 도와주고, 방황을 멈추게 해 주고, 용기를 준 건 책이었다. 덕분에 많은 도전을 할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었고, 흥미가 사라지거나 내 길이 아닌 일을 할 때면 언제든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새로운 도전만 할 수는 없었다. 휴식 없는 여러 번의 도전은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휴식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내게 용기를 준 것도 책이었지만 쉴 곳을 만들어 준 것도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책이나 읽으며 푹 쉬기로 했다. 성인이 되고 처음 가져보는 제대로 된 휴식이었다. 매일 아침 도서관이 여는 시간에 맞춰 도서관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니 내 인생에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있나 싶었다. 책을 읽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만나서 실컷 대화하고, 책을 읽기 싫으면 산책을 하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마음껏 휴식을 취했다.


 평생 이어 가고 싶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책만 읽어서는 살 수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책을 읽는다고 한들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최소한 먹고 살 돈과 책을 사서 볼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했던 것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었다. 글쓰기나 영상 제작은 배운 적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기 위해서는 돈이 되는 일도 해야 했다. 매일 책만 읽던 것에서 나아가 매일 글을 쓰고, 매일 영상 제작을 했다.


 물론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미했다. 글을 열심히 쓴다고 바로 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고 무조건 잘 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분야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분야도 아니었고, 자극적인 분야도 아니었다. 게다가 글 쓰는 실력도 아직 많이 부족했고, 영상 제작 실력도 한참 부족했다.


 직장을 다녔더라면 일이 잘 되든 안 되든 월급은 꼬박꼬박 받았을 거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일이 잘 돼도 돈이 얼마 안 되고 일이 안 되거나 안 하면 돈이 아예 안 되는 일이었다.


 책만 읽으며 사는 삶은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삶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책 읽으며 사는 삶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누군가 알아주는 일도 아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일이라고, 즐기는 일이라고 선택해서는 오래 할 수 없는 일이다. 


 돈을 벌기는 쉽다. 많은 돈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나가서 알바라도 하면 된다. 지금 들이는 노력의 반만 들여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많다. 지금 워낙 적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돈을 위해 사는 삶밖에는 되지 않는다. 물론 당장 돈이 많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살아야겠지만 아직 먹고는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난 돈을 위해 살고 싶지는 않다. 인생에 돈은 뗄 수 없는 존재겠지만 돈을 쫓는 인생이 아닌 가치를 좇는 인생을 살고 싶다. 가치를 좇아 살더라도 결국에는 돈이 알아서 따라오는 그런 삶 말이다. 아주 많은 돈을 원하지만 않으면 가능한 삶 말이다.


 결국 난 이 삶을 단지 좋아서, 즐겨서 선택한 게 아니다. 좋아하기도 하고 즐기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내게 가치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공부해서 깨달은 바를 나누는 그런 삶 말이다.



 꾸준한 독서와 공부를 통해 지식과 지혜가 쌓이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좋은 글과 영상이 쌓이면 언젠가는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입을 옷과 먹을 음식과 몸을 뉘일 집만 있다면,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살 수 있을 정도의 돈만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남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길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가고자 한다면 멀리 갈 수 있도록 즐길 수 있어야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도록 자신의 신념을 믿어야 한다.


 책 읽으며 사는 삶을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 조금이 쌓이면 많이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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