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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Oct 26. 2017

나의 하루가 만족스러운 이유

<딥 워크>를 읽으며...

'사람들은 일할 때 더 행복하고 쉴 때 덜 행복하다. 또한 경험 표집법 연구에서 증명한 대로 몰입하는 경험을 많이 겪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 즉 사람은 어려운 일에 깊이 몰입할 때 최선의 상태를 누린다.' 


_ 칼 뉴포트, <딥 워크>, p.84.




 '오늘도 만족스러운 하루였는가?'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과연 나는 오늘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을까.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길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번다는 게 생각만큼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은 위험한 방법이거나 잘못된 방법과 가까웠고, 일하는 만큼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몸을 망치는 일에 가까웠다.



# 바쁘게 살았던 그때


 영업사원이었던 시절이 있다.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지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이고,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었고,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았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얼마 뒤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교육기간은 한 달 남짓이었다. 상품에 대한 설명부터 마케팅, 고객관리, 화술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하루 종일 이어진 교육에도 피곤한 줄 몰랐다. 교육시간 전후로 따로 공부까지 할 만큼 열정이 넘쳤다.


 이 열정은 교육을 마치고 일을 하면서도 지속됐다. 오전 8시 반 출근이었음에도 오전 6시면 회사에 도착해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었고, 누구보다도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갔다. 주말에는 내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여기저기 영업에 관련된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1년 남짓 영업을 했다. 열정은 사그라들고 있었고, 몸은 망가지고 있었다. 영업은 일을 많이 할수록 돈을 많이 버는 일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돈을 많이 벌고 있다면 그만큼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직접 경험해보니 이런 삶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일에 몰입하고 있었지만 그 일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었다. 남을 위한 일이었다. 일을 할수록 에너지는 소모됐고, 점차 몰입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렇다. 바쁘게 산다고, 돈을 많이 번다고 무조건 행복한 건 아니었다.




# 계획된 하루


 지금도 여전히 바쁘게 살고 있다. 아니, 열심히 살고 있다. 열심히와 바쁘게라는 단어는 한 끗차이다. 무작정 바쁘게 산다고 열심히 산다고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열심히 산다고 바쁘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진정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나서는 하루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저녁에 잠드는 시간은 매일 일정했고, 밥 먹는 시간, 산책하는 시간, 책 읽는 시간, 일하는 시간 모두 정해진 일과에 따라 진행됐다. 오죽하면 일과 사이에 쉬는 시간까지 정해두었다.


 그렇다고 바쁘게만 사는 건 아니다.


 쉬는 시간, 쉬는 날도 다 일정에 포함돼 있다. 예전에는 쉬는 시간이나 쉬는 날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쉬는 거라 생각했지만 마냥 쉬는 시간은 나를 오히려 더 피곤하게 만들었다. 매 순간 무얼 할지 무얼 먹을지 정해야 했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오죽하면 월요일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그래서 쉬는 시간과 쉬는 날에도 무얼 할지 대강 정해두었다. 선택을 줄이니 일이든 휴식이든 그 순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일이나 공부를 하는 시간에는 그 시간에 정해진 일과를 따르면 됐고, 휴식을 취할 때는 영화를 보든 산책을 하든 그 시간에 정해진 방법을 취하면 됐다. 정해둔 선택지 안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일과 공부, 그리고 휴식시간까지 계획해둔 덕분에 하루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매 순간 모든 일과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지금'에 집중할 수 있는 몰입은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 만족스러운 하루


 간혹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듣고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거 아니냐고, 너무 바쁘게 사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매일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고 있다. 나를 위한 일이고 남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아직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마음은 더 풍족할 수 없는 상태일 정도로 풍족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내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는 내 인생에 집중해 에너지를 더욱 채우고 있는 중이다. 그로 인해 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나의 매일을 만족스럽게 만든다. 물론 이런 하루를 만들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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