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자기 변혁을 가져오기 위해 가장 크게 펼쳐져 있는 황야 속의 보이지 않는 길, 그것이 바로 자발적인 공부입니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가 아닌 공부, 꾸준한 호기심과 무언가를 추구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공부, 인식을 혁신해가기 위한 공부말입니다.' _ p.6
독학, 참 나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다.
학창 시절 공부를 재미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점수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이 공부였고,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하는 것이 공부였다.
역설적이게도 학창 시절이 다 지나고 나서야 공부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호기심이 생겼고,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는 공부는 흥미를 위한 공부이자 내 인생을 위한 공부였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바로 진정한 독학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나에게 '독학'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간결한 책의 제목과 작고 얇은 크기의 책, 어떤 내용이 쓰여있을지 짐작은 됐지만 왠지 끌리는 책이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학은 학습이 아니다.'
'학습은 아이들이나 하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시작하는 최초의 몇 걸음을 말한다.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선 어른이 하는 것은 독학이다. 즉 Learn이 아니라 Study인 것이다.' _ p.14
우리는 이미 독학의 의미를 알고 있다. 독학이란 스승 없이, 또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혼자 하는 공부를 말한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독학의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지만 최고 수준의 스승을 두는 공부를 '독학'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최고 수준의 스승이란 최고 수준의 책을 말한다.
독학은 단순히 혼자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받거나 합격증을 따는 공부를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독학이란, 사소한 의문 하나에서 시작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을 구명해나가며 거대한 지식의 바다를 만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말한다. 독학으로 알아낸 것만이 진짜 지식이 된다고. 독학의 과정을 통해 얻은 지식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지식이 된다고 말이다.
'무릇 모든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는 책은 애초에 읽어야할 가치가 없다. 책이란 지금까지의 자신과는 다른 사고, 다른 지식, 다른 관점을 포함하고 있어야 읽을 의미가 있는 것이다.' _ p.60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고, 학교에 다니지 않으며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어떤 책을 읽는지가 중요하고, 어떻게 읽는지, 읽은 책을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중요하다.
저자는 책에서 독학을 위한 책 읽기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한다. 그중 마음에 드는 두 가지 방법을 발견했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초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저자는 책을 읽는 데는 반드시 기초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기초가 없는 상태로 어려운 책을 읽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책 읽기에 단계가 없다고 말한다. 쉬운 책을 잡으면 그 책을 독파하면 되고, 어려운 책을 잡으면 어려운 책을 독파하면 된다. 어느 책을 선택하든 책을 독파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 공부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기초부터 익혀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방식이 다르다. 모르는 단어나 내용이 나오면 자료를 추가로 조사하며 책을 읽는 사람이 있고,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대강 유추해서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모르는 내용은 사전과 지도를 찾아가며 정확히 이해를 하며 책을 읽으라고 말한다.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진짜 독학이다.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지식의 세계를 넓혀가는 공부 말이다.
저명한 학자의 이론이라고 하더라도 무작정 믿지 말라는 말이다. 명저가 명저가 된 이유는 있겠지만 모든 것을 그대로 믿지 말라는 말이다. 모든 이론은 그 시대의 가설 일뿐 영원한 진리는 아니라며 열린 마음으로 공부하기를 권하고 있다.
명사나 명저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진정한 독학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학생들은 주입식으로 공부한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지식을 아무런 의구심 없이 구겨 넣는다. 의구심을 가질 시간도 주지 않고 질문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스스로 하는 공부만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부하고 싶은 주제의 키워드를 뽑고, 백과사전을 활용해 키워드의 다양한 정의를 조사하고, 도서관에서 관련 내용의 책들을 조사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필요한 책을 골라 깊게 읽으며 사실에 다가가는 공부를 하라고 말한다.
언젠가 '공부를 누가 재미로 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나 역시 공부를 재미로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공부도 공부 나름이었다.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있는 공부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부는 게임보다도 훨씬 재밌는 것이었다. 공부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지 못하는 현재의 교육제도와 노력도 관심도 없는 일부 선생님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부는 재밌는 것이었다. 특히 독학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였다. 단순히 문제를 풀고 암기하는 것만이 공부는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공부다. 스스로 목적과 호기심을 가지고 하는 공부,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인생을 즐기는 것은 돈을 쓰며 향락적인 나날을 보내는 게 아니다. 하루하루 자신이 관계하는 사항이나 일에서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소중한 의미를 찾아내고 절실한 기쁨을 느끼며 사는 것이, 참된 인생이다.' _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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