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고 #2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가계부채는 1300조를 돌파했고, 기업들은 수출이 줄어들고,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처음으로 1년에 결혼하는 커플이 30만 쌍이 안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아는 이런 심각한 경제 상황을 살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대학 진학률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2014년 기준으로 약 70%라고 한다. 학생 10명 중 7명이 대학에 간다는 의미다. 이는 OECD 국가들 중 최상위에 속하는 대학 진학률이라고 한다. 이렇게 고등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많아짐에도 우리나라는 왜 헬조선이라고 불릴 만큼 살기 힘든 나라가 된 것일까?
대학을 가는 것이 당연해짐에 따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을 가게 되었다. 모두 대학을 나오는 바람에 대학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잡기 어려워졌다. 그러다 보니 다들 대학에 가야만 했고, 또 다들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다 보니 더 돋보이기 위해 대학원에 가게 됐다. 우리는 지금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고등교육이 경제를 지탱하는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을 나온다고 하더라도 고등학교까지만 나온 사람보다 경제를 살릴 생산성이 더 높다고 말하지 않는다.
'1960년 타이완의 문맹률은 46퍼센트나 되었고, 필리핀의 문맹률은 28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타이완은 인류 역사에 남을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인 반면에 필리핀은 그다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1960년에 필리핀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달러로 타이완의 122달러에 비해 거의 두 배였다. 그러나 현재 타이완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필리핀의 거의 열 배에 달한다.' _ p.240
현재는 타이완이 필리핀보다 국민소득이 열 배 가까이 된다고 한다. 수십 년 전에는 타이완의 문맹률이 훨씬 높았는데 말이다. 물론 이 두 나라의 예만 가지고 고등교육과 생산성에는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비슷한 예를 다양하게 내세우며 저자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교육은 불필요한 것인가?
그렇다면 교육은 필요 없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경제발전과 교육이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찌 됐든 우리는 교육을 통해 기술을 배우고, 그 기술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다만,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교육은 고등교육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는 걸 당연시한다. 공부를 못해도, 공부에 관심이 없어도 일단 대학에 간다. 사회의 인식은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대학에 가든, 인지도가 떨어지는 대학에 가든 고등학교와 그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수업을 받는 방식이며, 시험을 보는 방식, 공부를 하는 방식 등은 대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마찬가지다. 졸업을 할 때면 취업준비를 위해 토익 공부나 자격증 공부 등 인생에 별 쓸모없는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경제발전에 분명 교육은 필요하지만, 과연 우리가 대학에서 받는 교육과 취업준비를 위해 하는 공부가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높은 교육 수준이 국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사실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은 사람들이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산성 향상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_ p.237
우리는 이것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분명 대학 진학률도 올라갔고,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아지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러나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생산성이 떨어진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럼 어떤 교육이 필요한 걸까?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
요즘에는 지식 경제 사회라는 말이 유행이다. 지식이 돈이 되는 사회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식 경제 사회라고 더 다양한 공부를 해야 하고, 더 많은 지식을 쌓아야 하는 걸까?
옛날에는 물건을 사러 가면 계산원들은 물건의 값을 계산하기 위해 덧셈, 뺄셈, 곱셈 등을 할 줄 알아야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물건의 바코드만 찍으면 각 물건의 가격이며, 모든 물건 가격의 총합, 거스름돈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나온다. 덧셈, 뺄셈마저 필요 없어진 시대가 된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사실 평범한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에 집중해야 할까?
이제는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대학 교육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구성원 개인의 교육 수준이 얼마나 높은 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각 개인을 잘 아울러서 높은 생산성을 지닌 집단으로 조직화할 수 있느냐에 있다.' _ p.250
개개인의 교육 수준을 높여 뛰어난 개인을 만드는 것보다 개인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만으로는 결코 바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정부와 기업에서 나서서 바꿔야 한다.
'이런 기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리스크 감수를 장려하는 일련의 제도가 필요하다. 유치산업을 보호 육성하는 교역 정책,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해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자본'을 제공하는 금융 시스템, 제대로 된 파산법으로 자본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좋은 복지 정책으로 노동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는 제도, 연구개발과 노동자 훈련에 관한 공공 보조금과 규제 정책 등이 필요한 것이다.' _ p.250
우리나라가 더 잘살기 위해서는 조직적 사고력, 의지, 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기르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획일화된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줄 알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우리나라는 그보다 부정부패를 싹 치워버릴 대청소가 먼저 필요한 듯하다)
'교육은 소중하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_ p.25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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