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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Mar 07. 2016

#0. 20대를 떠나보내고

스무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무얼 하고 싶으세요?'


언젠가 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과거로 돌아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도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것이다. '내가 만약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이 질문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회상에 잠기게 한다.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 잡거나, 잘못된 선택을 피하거나, 혹은 살기 위한 길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길을 걷는 상상을 한다. 물론 이는 30대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40대이든 50대이든 나이 불문하고 스무 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즐거운 상상이다.


 나의 20대는 참 다사다난했다. 애초에 공부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나름 서울권 대학을 진학했지만 내 목표는 대학보다는 '서울'이었던 것 같다. 남들은 대학에 가면 술도 합법적으로 마시고, 엠티도 가고, 여행도 마음껏 하는 등 20년 간 갇혀있던 감옥에서 풀려난 듯 별짓을 다하고 다닌다.


 반면에 내 목표는 다른 것에 있었다. 대학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내가 알아봤던 것은 댄스 동아리의 유무였다. 시골에서 자란 터라 춤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초등학생 때부터 '비보이'가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동아리 방을 찾아갔고, 춤에 빠지게 되었다. 죽어라 열심히 연습하고 공연도 하고 대회도 나갔다. 때가 되면 군대도 가고, '전역하고 뭐하지?'라는 고민도 수없이 많이 했다.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고, 대외활동도 하고, 고시생이 됐던 적도 있었다. 물론 회사도 다녀봤고, 퇴사도 해봤다.


 벌써 서른, 지난 10년 동안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어딘가 목적지를 정해 달려본 적은 없다. 그저 앞만 보고 달렸다. 넘어지기도 수없이 많이 했다. 물론 그때마다 항상 다시 일어서 앞을 보고 달렸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열심히만 달린다고 다 해결되는 건 없었다.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했고, 삶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물론 없어도 잘들 살아가지만 좀 더 즐겁게 또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삶의 방향성을 함께 잡아줄 멘토가 필요하다.


 요즘 20대들은 방향성이나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 멋대로 살며 직접 부딪히고 깨지며 배웠지만, 우리나라 사회에서 이렇게 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갓 20대를 벗어난 나라도 이야기해주려 한다. 돌아보니 내 상처가 무엇들로 변했는지.


 현재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를 가지고 스무 살로 다시 돌아간다면, 두 번째로 맞이할 서른은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그렇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서른을 찬란하게 맞이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말하는 찬란하게 빛난다라는 말은 남들이 말하는 단순한 '성공'은 아니다. 찬란하게 빛난다고 하는 것은 내 삶을 소중이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하고, 삶을 즐기는 법을 깨닫고, 행복을 볼 줄 알고, 그 모든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삶. 그것이 찬란한 삶이 아닐까.


 흔히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각자 자신만의 길을 즐겁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앞으로는 내가 치열하게 살아온 20대를 돌아보며 지금의 관점으로 더 나은 선택은 무엇이었을지 기록해나가려고 한다. 나이가 어린지 많은지를 떠나서 삶을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이라도 배울 것이 있다.


 물론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고, 지나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귀를 열고 집중해서 들으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나라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나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내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를 듣고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변화는 변화를 바라는 사람에게 온다'



다음 글 : #1.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은 없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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