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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Mar 11. 2016

#1.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은 없다(1)

무엇이 나를 대학으로 이끌었을까

'과거로 돌아간다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각자 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과거의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또는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잘못된 선택 한 번이 인생을 망치게 할 수도 있고, 올바른 선택 한 번이 큰 성공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하는 선택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물론 현명한 사람이라면 '' 나은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 역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무엇이 나를 대학으로 이끌었는지 돌아보려 합니다.




 2006년, 나는 스무 살이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스무 살 이전의 나


공부는 왜 해야 할까?


 어렸을 때 난 공부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당연히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목표도 없었다. 그리고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고민을 해본 적도 없다.


 중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시골에서 자랐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때의 내가 살던 시골은 공부를 그리 치열하게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만 해도 중상위권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과는 달리 내 어린 시절 기억은 모두 산과 계곡에 있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아니, 누군가 말해줘도 듣지 않았을 나이였다. 그래서 학교 외에는 노는 것이 다였다. 간혹 컴퓨터가 배우고 싶어 컴퓨터 학원에 잠깐 다니거나, 운동을 좋아해 누구나 한 번쯤은 배우는 태권도를 배웠던 게 다였다.


 그렇게 중학교를 마치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부모님의 허락으로 '군'에서 '시'로 나오게 되었다. 동시에 한 학년에 반이 2개밖에 없던 시골에서 반이 9개인 도시로 나오게 되었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조금만 해도 성적이 꽤 나왔다. 그런데 그 실력을 가지고 도시에 있는 학교에 나오니 상대가 안 되는 것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첫 모의고사에서 내 진짜 실력은 드러났다.


처음으로 받아본 점수


 500점 만점이었던 첫 모의고사에서 자그마치 196점을 받았던 것이다(내 기억이 맞다면). 공부에 어차피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별로 충격을 받지 않았다. 내 뒤에는 운동부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도 아무도 내게 '' 공부를 해야 하고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내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줬다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라고 했을 것이다.


 결국 신나게 놀다가 무슨 바람인지 고3 때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늦게 시작한 대신 정말 열심히 했다. 쉬는 시간에도 꼼짝 않고 공부를 한 기억이 있다. 그렇게 거의 꼴찌에서 시작했던 내 등수는 수능 점수로 정점을 찍었다. 반에서 거의 1등을 하고, 결국 친구들이 다 가고 싶어 하던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게 됐다.


대학은 왜 가는 걸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으레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수능 고득점을 위해 수많은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한다. 간혹 더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목표는 뚜렷이 제시하지만 ''라는 질문이 항상 빠져있다. 내 학창 시절만 돌아보더라도 '' 대학에 가야 하는지, ''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런 고민을 하도록 질문을 던져준 사람 또한 없었다.


 목적 없는 나의 선택들은 마치 지도 없이 목적지를 찾아가는 운전과 같았다. 목표는 대학이었고, 목적은 없었다. 그냥 남들이 다 대학을 가려고 공부하니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우리들은 나도 모르는 새에 남들의 그림자를 쫓고 있다.




 당신은 '왜 대학에 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그저 '부모님께서 가라고 하시니까', '남들도 다 가니까'라는 말로 얼버무리진 않았나요? 요즘에는 꼭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는데요.


 대학에 가든 안 가든, 남들이 좋다고 하는 대학을 가든 그저 그런 대학을 가든, 그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좋은 대학에 가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좋은 인맥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참 많습니다.


 작은 시골에서 도시로 학교를 옮기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로 대학을 간 제 선택이 옳은지는 당시에 알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깊게 고민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 선택보다 더 나은 선택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더 나쁜 선택도 있었을 것입니다.


 10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지난 선택이 잘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선택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또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을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선택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죠. 물론 ''라는 질문은 수도 없이 많이 해봐야 합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나의 방향성을 찾기 위함입니다.

방향성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잘못된 선택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선택을 위해 고민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 최악의 선택이 지나고 보면 최고의 선택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말이죠.



- 다음화 예고 :

 다음화에서는 이번화와 동일한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이번화는 스무 살 이전의 이야기였다면, 다음화는 '스무 살의 선택'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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