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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Sep 06. 2016

고백, 받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아홉 번째 편지

 이번 고민도 '연애'에 대한 고민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민우체통에 편지를 보내주고 계신데요. 많은 분들이 사랑과 연애에 대해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어렵게 생각할수록 연애는 어려운 법이고, 쉽게 생각할수록 또 별거 아닌 것이 연애인 것 같습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민을 들어주신다는 글을 우연히 보고 고민을 보냅니다.

 대학을 입학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저만 좋아해 주는 동갑내기 남자 친구가 있어요. 이미 두세 번 고백을 받았지만 거절을 했었죠. 거절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저라면 그 친구보다 좀 더 키도 크고 듬직한 남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던 거 같아요. 

 사실 그 친구의 고백을 거절한 이유는 그 친구에게서 남자다운 면을 찾아보기 힘들어서였어요. 키도 작고 말라서... 제가 바라던 남자 친구의 듬직함은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함께 어울려 다니다 보니 그 친구의 순수함을 알게 되었고, 저 한 사람만을 바라봐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 친구가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도 조금은 그 친구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얼마 전 그 친구는 다시 용기 내 제게 고백을 했어요. 하지만 전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분명히 이 친구가 마음에 드는데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이 친구가 좋은데 사귀는 게 맞는 걸까요?


 젊은 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나에게 고백하는 사람보다는 훨씬 더 능력 있고 멋진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상대방의 고백을 거절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까요?



고백하는 사람은
왜 매력이 없을까?


 예고되지 않은 고백은 대부분 거절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남녀가 연인이 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둘 중 한 명이 고백을 하고 상대방이 승낙을 하든지, 아니면 고백은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연인이 되든지 둘 중 하나다. 결국 상대방에게 '난 당신에게 관심이 있습니다'라는 마음을 표현해야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내게 먼저 고백을 하는 사람은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책에서도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짝사랑을 하는 사람이 내게 고백을 하더라도 '왜 저 사람이 날 좋아하지? 저 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멋진 사람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이 때문에 친밀감이 생기기도 전에 하는 고백은 거절받을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르겠다. 



내 짝을 고를 때 무엇이 중요할까?


 어떤 기준을 가지고 내 짝을 골라야 할까? 키? 몸무게? 능력? 사실 사람들의 이상형을 들어보고, 후에 그 사람들이 만나는 사람을 보면 본인이 이야기했던 이상형과 일치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한 마디로 우리는 본인의 진짜 이상형을 모른다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는 상대방의 훤칠하거나 아름다운 외모에 반한다. 그런데 막상 그런 사람을 만나보면 상상했던 연애와 다른 점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그 후로 이상형은 조금씩 바뀌게 된다. 외모에서 마음씨나 성격으로 이상형의 기준이 바뀌어 간다. 물론 나이가 든다고 외적인 모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건 아니다.


 모두에게 통용되는 답은 없다. 짝을 고르는 한 가지 기준만 있다면 지금처럼 수많은 연인과 부부들이 존재할 수 없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간다.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고, 이별도 경험하면서 내게는 어떤 사람이 어울리는지도 차츰 알아가게 된다.


 내 짝을 고를 때 중요한 점은 바로 '경험'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많은 경험을 하면서 나를 찾아가듯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경험하며 진짜 내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가게 된다. 어쩌면 어떤 사랑을 할 것이냐 보다 어떤 사랑을 해왔느냐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내 감정을 속이지 말자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더라도, 친해지면서 상대방에 대한 내 마음이 변할 수 있다. 물론 이 감정의 변화가 친근감인지 사랑인지는 알 길이 없다. 상대를 바라보는 내 감정이 달라졌다면 일부러 무시하려고 하지 말고 감정이 가는 대로 내버려두면 된다.


 나이가 젊을수록 머리에서 하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좋다. 고민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감 놔라 배 놔라 말들이 많은데 사실 이런 이야기는 딱히 들을 필요가 없다. 남들의 말을 들어서 연애가 잘 되면 고맙다 할 수 있겠지만, 잘못되기라도 하면 남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간다면 그냥 가보자. 스스로 본인의 감정을 숨기려 하지 말고 마음 가는 데로 따라가 보자. 갔다가 아니면 잠시 멈춰서 다음에 갈 길을 찾으면 되고, 막상 갔는데 즐거운 길이라면 그대로 쭉 가면 된다. 


 그렇게 내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내 머리도 알게 된다. 그때야 비로소 머리가 말하는 바와 마음이 말하는 바가 일치하게 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는 때가 바로 이때가 아닐까?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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