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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Jan 23. 2022

어느 하나로 정의하고 싶지 않은 소설, 돌이킬 수 있는

2020년 8월의 읽고 싶은 책 |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책속의 말

지금은 숨고 있지만 영원히 숨어야 하나요? 많은 거짓말을 했다면 끝까지 진실에서 눈을 돌려야 하나요? 싸우고 복수하고 증오했지만 비원과 우리가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싸움으로 끝을 맺어야 하나요? 




리디북스에서 90일 대여로 빌렸는데, 15일을 아슬아슬하게 남기고 읽기 시작했다. 독서 마라톤의 첫 책이기도 했다. (나는 쉬는 날을 틈타 내멋대로 독서 하프마라톤을 개최했는데, -주최 : 나, 주관 : 나, 장소 : 우리집- 내 이북 리더기 설정 기준으로 2,000페이지를 읽는 거였다.) 보통은 '돌이킬 수 없는'이 익숙할 텐데(동명의 노래도 있다.) 왜 하필이면 '돌이킬 수 있는'일까? 돌이킬 수 없는 거라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겠지만, 돌이킬 수 있는 거면 그다지 문제될 게 없지 않나? 라는 의문을 품으며 읽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스토리를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정보량이 굉장히 많이 쏟아진다. 과거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시 하나가 날아가는 싱크홀이 발생하고, 거기서 생존한 이들은 비원과 경선산성이라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대립한다. 싱크홀 출신의 경찰청 신입인 윤서리가 상사 서형우에 의해 임무를 받고 그곳에 잠입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반부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소화시키느라 조금 느릿느릿 더듬어 가듯 읽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에 속도가 붙어 끊임없이 머리를 써 가며 봐야했다. 기는 조금 빨렸지만 속도가 붙으니 마치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장면이 펼쳐졌다. 나는 이 소설의 큰 장점이 등장인물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 없이도 등장인물을 상상하기 너무도 쉽다는 점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영화 주인공을 상상하듯 한 편의 영상이 흘러갔다. 그래서인지 검색해보니 이 소설이 할리우드 프로듀서에 의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보았다. 할리우드가 아니어도 언젠가 어디에서든 영화화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장르로 따지자면 SF 스릴러 (+약간의 로맨스)라고 해야할까? 어느 하나로 명명하는 건 재미없을 것 같을 뿐더러 불가능한 일이다. 경계를 허물며 훌쩍 다가오는 이 소설은 바쁘게 따라가다 보면 뒷통수가 얼얼해지는 순간도 나타나고, 심장을 쥐어짜듯 절박한 상황이 반복되기도 한다. 제목의 뜻을 알게 되는 순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돌이킬 수 있는, 아주 멋있는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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