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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Dec 27. 2021

로맨틱 코미디는 변화한다, P.S. 여전히 널 사랑해

2020년 1월의 읽고싶은 책 | P.S. 여전히 널 사랑해 (제니 한)

넷플릭스에서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이하 ‘내사모남’) 후속편이 나온다길래 작년에 사두고 여전히 안 읽고 있던 원작 후속편을 읽기 시작했다. 비행기 탈 때 무거운 책은 가져오기 힘들어서 얇은 책을 가져왔더니, 탄 지 얼마 안돼서 다 읽어버렸다. 넷플릭스에 영상도 안 다운받아 놨고, 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극한의 상황이 되고 나서야 밀린 책을 읽기 시작하나보다.

전작인 <내사모남>을 재미있게 읽었다. 원래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고등학교 시절 다채로운 이야기. 소설 속 고등학교 생활이 무지개색이라면, 내 고등학교 생활은 무채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다고 내 고등학교 시절이 아예 재미 없었다는 건 아니고, 친구들과 한 반이라 즐겁기도 했지만 내가 파티에 놀러간다거나 동아리 활동을 할 만큼 여유롭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 나는 대부분 여자 주인공에게 푹 빠졌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주로 2000년대와 2010년대 초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 보던 내가 느끼는 건, 이제 주인공이 겪는 갈등이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다. (내가 로코 전문가는 아니긴 하지만) 학교 게시판에서나 소문 정도로 들썩해지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밈’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혹시라도 그런 일을 겪는다면, 남성보다 여성에게 잔혹한 일이라는 걸 이 소설이 제대로 보여준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페미니즘’은 이제 빠질 수 없는 화제가 되었다. 이전부터 그 이야기를 안 한 건 아니지만 정확히 짚고 넘어간다는 건 또 다른 의미고 충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 책의 주인공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걸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을 듯하다. 대부분 로코의 여주인공인 백인에게 이입했던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이제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이입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에 의문을 표할 수는 있어도, 계속해서 진보할 거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다양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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