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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Dec 29. 2021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나,너, 우리에게

2020년 2월의 읽고싶은 책 

책속의 말

한참을 입으로만 무슨 글을 쓸지 떠들고, 그렇게 하면 어디가 재밌을지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다 보면, 그러다 김이 빠져 실제로 그 글을 쓰는 자체는 귀찮은 일처럼 느껴지는 경우를 여러 차례 겪었다. 그보다는 ‘이런 거 정말 재밌을 것 같은데, 지금 누구한테 말을 할 수는 없고, 얼른 써서 보여주고 싶다. 얼른 쓰면 보여줄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당장 말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채로, 조바심과 애타는 마음을 이용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열성을 불태워 글을 실제로 쓰는 것이 더 좋다. (p.229)




제목의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은 말그대로 나를 뜻했다. 

그래서 책을 보자마자 구매한 것이다.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다. 곽재식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대체 어떻게하면 그렇게 폭발적으로 신간을 계속해서 출간할 수 있는가? 신간을 체크하다보면 유독 많이 보이는 작가의 어마어마한 비결이 궁금했다. 실제로 어마어마한 비결이 있긴 했다. ‘이도 저도 안 될 땐 고양이 이야기를 써라’라니 업계 비밀 중 최고이자 무적의 조언 아닌가?

프로로서 자신만의 오리지널을 만들어 내고, 그 글로 돈까지 버는 작가의 방법을 내게 100%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부분 밑줄을 그으며 보고 싶었다. 사실 엄청 대단하고 이 세상에 전혀 등장한 적 없는 비기를 담고있지는 않다. 사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 않은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써야하고, 그러다보면 좋은 글이 얻어 걸리기도 한다는 것. 특히 나는 ‘입으로 글을 쓰는 것’에만 열심이었던 건 아닌가 생각했다. 입으로 떠들고 머리로 상상하다가 그것에 만족하고 결국 쓰지 않다보니 글이 늘지 않는 건 당연했다. 그럼에도 나는 글을 오래 쓴 편인데 왜 이렇게 못 쓰냐고 한탄하고 있었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예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방법적인 면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걸 제시하지는 않는다. 이건 작가의 경험담이며 자신이 어떻게 글을 완성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이 방법을 활용했을 때 어땠는지. 먼저 이 업계에 뛰어든, 경험 있는 사람이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말해주고 가볍게 조언하는 느낌. 절대 강요는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신뢰가 가고, 그렇다고 너무나도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어서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이 책을 읽었으니, 이제 글을 쓰는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쓰는 것만 하면 완벽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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