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신건강의학과로 향했다
매장을 오픈하고 몇 개월은 유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우리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공과사가 구분되지 않고 24시간 내내 붙어있다 보니 상대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로를 결혼상대로 선택한 이유까지 곱씹으며 물고 뜯는 상태에 이르렀다.
연애시절을 떠올리며 과거를 붙들고 늘어지기 일쑤였다.
매번 대화할 때마다 같은 말들이 오갔고 돌고 돌아 제자리였다.
신혼 2년 차.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동반자와 약속한 결혼이었지만 그 시기부터 차츰 나는 외로워졌다.
부부는 뭐든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고
상대는 자기를 그냥 내버려 두라며 뭐든 같이 할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생각한 결혼생활은 평범하게 물 흐르듯 사는 것이었다.
알콩달콩 신혼 생활 즐기다가 자연스레 아이가 생기면 임신과 출산을 하고
세 식구 혹은 네 식구가 도란도란 사는 것.
매일이 행복할 순 없겠지만 힘든 일 어려운 일 같이 헤쳐나가면서 뭐든 함께 하는 것.
그런 일상들이 나에겐 허락되지 않은 시간 같았다.
도저히 상대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도 되지 않았으며 매일 싸움이 반복되는 상황도 싫었다.
연애할 때 한 번도 싸우지 않았던 우리였기에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괴로웠다.
싸움이 계속될수록 나는 사랑을 더 갈구했다.
그럼에도 사랑받고 싶었다.
사랑받지 못하는 내가 불쌍하고 가여웠다.
나는 점점 상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랐고 안 좋은 상황들의 연속이다 보니
자존감도 낮아졌다.
매일이 불행했다.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지 못했고 일도 싫고 집도 싫었다.
급기야 상대를 고른 나를 탓하기에 이르렀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눈물이 계속 났다.
내 생일 때는 친구와 시간을 보냈다.
분명 이게 아닌데 우리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웠다.
그저 그런 하루들을 보내면서 서로에게 마음이 닫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인정해버리거나 참고 살면 되는데 난 둘 다 힘들었다.
나는 머리만 대면 잠에 곧 잘 들곤 했었는데 어느 순간 불면증이 생겼다. 잠 못 이루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잘 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자꾸 내 삶과 비교하게 되었다.
예전의 난 자존감도 높았고 옳고 그름이 확실한 사람이었는데
그때의 난 모든 게 다 무뎌지고 묻혔다.
모든 걸 다시 되돌리고 싶었고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예약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을 처음 뵙자마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상담을 마친 후 나는 우울증임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깊고 오래되어 약을 병행하며 치료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