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새벽에 허리 통증으로 잠이 깼다. 한동안 괜찮았는데 다시 왜 그렇지? 혼자 아픈 허리를 쥐어 잡고 다들 잠들어 있는 새벽에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며 혼자 머릿속으로 많은 것들을 그리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득 시선을 주방의 싱크대로 돌렸는데, 어제 미처 하지 못한 설거지 거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숨 한번 고르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휴가의 후유증인지, 복잡한 마음 때문인지.. 설거지를 하면서도 나는 내 안의 나와 끊임없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정답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다가 "쨍"하는 굉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제 요리한 파스타 소스병이 싱크대로 떨어지면서 컵과 부딪치면서 컵이 깨지는 소리였다.
그 순간 짦은 굉음이 나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이제 그만 생각을 멈추고 앞을 제대로 보라는 것처럼..
결론이 나지 않는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면서 뭐가 옳은 거지?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최선인 거야? 복잡한 마음으로 두세 달을 보내왔던 것 같다. 오늘 그릇이 깨지는 그 소리가 나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제 고민 그만해도 된다고. 그냥 너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이제 생각 그만하고 한 발짝 앞으로 가면 된다는 깨달음을 주는 소리였다.
우리는 살면서 주변과 얽히고설킨 수많은 문제들로 갈등을 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 정답이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그 길을 선택해서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있을 뿐. 누구나 용기가 부족해서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서, 제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 나에게 준 울림은 '그냥 네 마음이 가는 대로 부딪혀 봐.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고. 너 답게 살면 되지 않을까?'였다.
나답게 사는 것이 참 힘든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부모님 눈치도 봐야 하고, 가족들 눈치도 봐야 하고, 동료들 눈치도 봐야 하고, 어떻게 보면 사회적 시선에서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제대로 사는 인생인 것처럼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거기에 맞추려고 아등바등 나를 잊고 살았다.
나도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나도 가끔 회사 땡땡이치고 혼자 여행도 다녀보고 싶고, 남들 시선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며칠 있고 싶고.. 하지만 나를 둘러싼 테두리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
오늘 새벽의 큰 울림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그리고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도 갖게 됐고. 일요일 아침에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글로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소중한 나에게 깨달음을 준 그 울림에 답하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