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한 달 전에 끄적임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 그 첫걸음을 떼기가 참 어렵다. 그 한 발을 내딛기까지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오고 간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또 중간에 그만두는 거 아니야?'
'중간에 그만두면 주변에서 뭐라 하면 어쩌지?'
'해 볼까? 하지 말까? 여기서 그만 둘까?...
수많은 생각과 갈등이 내 안에서 사투를 벌인다.
회사에서 나에게 맡겨진 업무라면 무조건 시작을 해야 하고,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회사 업무와 별개로 내 개인적인 목표를 위해 시도하려는 것은 시작이 더욱 힘들다.
특히 내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 아니라면 더욱 망설여진다.
나에게는 운동이 그런 일 중에 한 가지다.
평소에 나에게 운동은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는 5-10분 정도.
그런 내가 4개월 전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몇 달 전부터 허리 통증이 다시 느껴져서 덜컥 겁이 났다.
몇 년에 한 번씩 허리 디스크 때문에 고생을 해왔다.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시간과 금전을 투자해서 치료를 마치면 제대로 생활을 해서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데, 인간이란 너무 단순한 동물이라서 그 아팠던 기억을 몇 년이 지나면 금새 잊어버리고 예전의 잘못된 습관으로 복귀를 해버린다. 나의 생활 패턴상 저녁형 인간이었던 나에게 새벽반 수영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수영은 사회 초년생 때 회사 동료들과 회사 근처의 스포츠센터 새벽반을 몇 개월 다녔던 기억과 집 앞의 스포츠센터를 한두 달 다녔던 기억이 있다. 회사 동료들과 새벽 수영을 했을때도 운동신경이 둔해서 내가 셋 중에 제일 못했다. 성질이 급한 내가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니, '나는 왜 이리 안될까?' 화도 나고 왠지 나만 뒤처지는 것만 같아서 3개월을 못 넘기고 그만두었던 기억이 있다. 자존심이 상했었다.
그 이후로는 수영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수영을 꼭 못해도 살아가는데 큰 불편함은 없으니까.
워터파크나 휴가지에서 꼭 수영을 할 필요는 없다고 혼자 위로 아닌 위로를 해왔다.
이번에 건강을 위해 시작한 새벽반 수영. 이번에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 의지는 어느 때보다 불타올랐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안 그래도 운동신경이 부족한데, 20여 년 만에 시작한 운동은 체력의 한계까지 느껴졌다. 좌절.. 다독임.. 실망.. 위로를 반복하면서 꾸역꾸역 버텨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큰 아이와 같이 하다 보니 엄마 체면도 있지 중간에 포기할 수도 없다. 4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큰 아이는 자유형, 배형, 얼마 전부터는 평형 발차기까지 나갔다. 난 여전히 자유형 팔 돌리기도 힘든데--;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느껴져서 꾸역꾸역 건강을 위해서 하고 있다. 나의 운동의 목적은 진도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라고 혼자 내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며 하고 있다.
운동신경이 둔한 나에게 수영 선생님께서 물의 원리와 수영에 대한 이론을 설명 해주시니까 이해가 빠르고 코치해주신대로 해 보니까 잘 되었다. 참 신기했다.
그래서 뭐든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수영강습을 통해서 제대로 배웠다.
무슨 일을 하든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중간에 그걸 잊고 다음 단계로 건너뛰면서 상대방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이해가 수반된 행동의 변화가 키포인트.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배우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마음처럼 진도가 나가고 잘되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무엇이 있으랴? 처음 한 걸음이 두 걸음이 되고, 그 두 걸음이 다음 걸음을 만들어 나간다. 지금은 어느 정도 세상을 살다 보니 하루의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만든 현재의 모습이다. 미래의 내 모습은 지금 현재 내가 만들어나가는 모습일 테고..
지금 내딛는 나의 한걸음의 의미를 알기에.. 오늘도 졸린 눈을 비비며, 큰 아이를 흔들어 깨운다.
"예정아, 수영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