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고 싶은 길
<산책>
조병화
참으로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앉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당신과 함께 걷다 앉았다 하고 싶은
나무 골목길 분수의 잔디
노란 밀감나무 아래 빈 벤치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누워 있고 싶은 남국의 꽃밭
마냥 세워 푸르기만한 꽃밭
내 마음은 솔개미처럼 양명산 중턱
따스한 하늘에 걸려 날개질 치며
만나다 헤어질 그 사람들이 또 그리워들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영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영 앉아 있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길을 걷다 보면 노부부가 손을 잡고 길을 걷는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일곱 빛깔 무지개 사랑을 지나 노년을 맞이하는 부부에게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길가에 핀 꽃을 함께 바라보며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함께 느끼는 두 사람,
벤치에 앉았다 걷다 하며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두 사람,
산책길을 걸으며 훗날 함께하고 싶은 평화로운 순간들을 그려본다.
당신과 함께 걷다 앉았다 하고 싶은
나무 골목길 분수의 잔디
노란 밀감나무 아래 빈 벤치들이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지금 곁에 있는 이들과 좋은 것을 함께 보고 나누는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산책은 곁에 있는 이들의 소중함과 삶 속에 피어나는 온기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