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의 숨결

가장 넓은 길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길

by 이은 Lien
<가장 넓은 길>

양광모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눈이 왔다고
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묵묵히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양광모 <꽃이 그늘을 아파하랴> 이을출판사(2023)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이 가능해 학습 동기와 흥미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은 고교학점제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진로에 맞춰 공부하려면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직 진로가 확실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전공연계 과목 선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적 따기 좋은 과목을 선택해야 할까?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맞을까? 남들이 많이 하는 과목을 선택해야 할까? 아이의 고민 앞에 어떤 대답도 해 줄 수 없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한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선택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두려운 일이다. 이 길이 잘못된 길이면 어쩌지? 후회가 남으면 어쩌지?


그러나 결국 그 길을 걸어내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믿고 묵묵히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라고 시는 이야기한다.


때로는 후회가 따라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조차도 내 삶을 구성하는 한 조각이 되었다.

때로는 잘못 들어선 길이라 여겼던 곳에서 오히려 뜻밖의 풍경을 만나는 일도 있었다.


선택은 두렵고 무겁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것을 기꺼이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 가장 넓은 길은 내 마음속에 있다.


삶은 수많은 갈림길로 이어진 숲길과 같다. 나 자신을 믿고 내가 고른 길을 걸어간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삶을 진짜 내 것이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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