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Beauty and Desire

아름다움과 욕심에 관해

by 거짓말의 거짓말


때때로 과거에 아름답다 생각했던 뭔가를 시간이 지난 후에 보고 나서 실망할 때가 있다. 스스로 빛을 발하던 광채도 매력적인 향기도 잃어버리고 '평범'으로 전락한 과거의 영광. 가능하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 하나가 사라지는 현장의 목격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지만.)


'아름다움의 상실 혹은 실종'. 유감스러운 (혹은 슬픈) 일이지만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은 시간의 경과와 함께 시들거나 쇠락한다. 도도한 장미는 향기와 꿀을 잃고 시든다. 젊은 처녀의 육체는 순수를 잃고 주름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혹자는 꽃이 지고 생기는 '씨앗'과 청춘이 생기를 잃는 대가로 얻게 되는 '주름'을 아름답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의 세례에 예의를 갖추어 '아름답다'라는 말을 헌사하는 것일 뿐 진정한 의미의 아름다움은 아니다.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은 영속하다고? 오해다. 오늘 본 다이아몬드를 내일 보고 다시 그다음 날 본다면 과연 그것이 전처럼 아름다울까.


정말 곤란한 일은 대상 자체의 아름다움이 실제로 사라지는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에 '그곳'에 존재하던 아름다움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게 되는 일은 무척이나 슬픈 일이다. 다이아몬의 아름다움에 무덤덤해지는 것과는 다르다. 분명하게 '그것'에는 아름다움이 있었고 나는 그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나는 그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실명'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나는 그것의 아름다움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것은 사실 엄밀히 말해 어제와 다른 것이 전혀 없었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었다."


아름다움에 관한 실명의 경우 그 원인은 대게 '욕심' 때문이다. 애초에 그 아름다움은 거기에 있었다. 나는 그것을 발견했고 처음에는 몰래 지켜봤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그것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나는 가까이 가서 그것을 조금 더 자세히 지켜보고, 코를 킁킁 거리고,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봤다. 그러자 욕심이 생겼다.


'갖고 싶다!'


나는 그것을 갖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강구하고 실행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됐다. 세상에는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일부의 선택받은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후자라는 것을.


나는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쟁'에 적합한 타입의 인간이 아니었다. 설혹 그것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와도 '나라는 인간은 지나치게 신중하고, 조심하고, 의심하다 결국 상황을 망쳐버리게 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스스로를 짓눌렀다. 결국 나는 그것을 단념하기로 했다.


물론 쉽지 않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가질 수 없다라고 생각하자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방어 메커니즘이 작동했다.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일련의 사고 프로세스가 신속하게 만들어져 갔다.


"당시에 나는 그 아름다움에 반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보고 싶은 내 욕구가 내 앞에 있는 그것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들었다"라는 그럴듯한 합리화가 진행됐다.


사실 나는 약간 취한 상태였다. 술이 깨고 맑은 정신으로 바라보니 그것은 사실 아름답지 않다. 어쩌면 내가 봤다고 믿었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내가 만들어낸 착각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합리화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


만약 내가 그것을 갖게 되면 착각은 깨지고 아름다움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것의 아름다움에 빠져있을 때는 몰랐겠지만 다행히 나는 술에서 깨고 냉철하게 그것을 다시 바라봤다.


내가 바라 본 그곳에서는 예쁜 여자아이 하나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전과 다름없는 미소였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내 감상은 전과 같지 않았다. 그 미소는 나를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소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꽃의 아름다움이 벌과 나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꽃 자신의 번식과 영화인 것과 같았다. 나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그러자 어쩐지 뒤에서 누군가가 이쪽을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잠깐 발걸음을 멈췄으나 스스로에게 '정신 차려'라고 외친 뒤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혼자만의 착각으로 더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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