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23
+관용-남의 잘못 따위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 또는 그런 용서.
어려서부터 우리는 용서가 제일 큰 미덕이라고,
지금까지 강요를 당하고, 하고(자녀에게) 있습니다
억울한 입장에 처한 상황도
뉘우치지 못한 상황도
준비되지 못한 용서는 위태로울 자존감이며
의식적 밀어내기의 시발점(절교)일 뿐입니다
그대는,
스스로에게 관용을 베풀어 본 적이 있는지요?
가만히 보건대
스스로에게 관용을 베푸는 이도 드문 듯 합니다
우리는 자책(후회)만을 해왔을 뿐 정작 자기 자신은
용서하지도, 돌보지도 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고
스스로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합니다
누구도, 심지어 가족들, 친구들 마저도
‘나(진실)’를 알지 못합니다
제아무리 소통으로 상대방을(이) 배려한다해도
마음 깊은 곳에는 ‘그럼에도’라는 선입견이,
편견이, 제멋대로 조언(가르침)을 시도하려 합니다
어쩌면 이런 시기심 또한 그간 강요 받아온
‘용서의 부작용’은 아닐까 싶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나를 용서하고 비우면 좋습니다
상대방이 먼저가 아닌 나부터 위로해야 합니다
불만 가득한 이에게는 관용을 ‘재촉’할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에게 필요한 관용을 ‘추천’해야 합니다
‘괜찮아, 괜찮아.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치유는 실수의 귀환을 차단하는 방패일 것입니다
또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발전의 길일 것입니다
종종 연락을 취하는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과거로 인해 발목이 잡힌 채? 아니었습니다
스스로가 올가미를 발목에 걸고 있었습니다
과거가 두려워서, 그런 자신이 부끄러워서,
새로운 시도는커녕 은둔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번 설득했지만 덫은 제거하지 못했고
반복적으로 본인의 감정만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만나면 안타까운 부분이 큽니다
상처 없고, 사연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로 인해, 또는 스스로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누구보다 크게 관용을 베풀고 안아주어야 합니다
생채기에 약도 발라주고 반창고도 붙이고 토닥이며,
위로를 전달하다보면 큰 위안을 받을 것입니다
나 또한 상처와 사연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밟아온 역사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과오를 되밟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 뿐입니다
우리는 강한 ‘척’에 길들여졌을 뿐 연약합니다
매일을 괜찮다며 관용을 되풀고 응원해주어야 합니다
지난 주말 거실에 묵혀두었던 책들을 정리했습니다
출간한 책들과 고전, 근래에 읽은 책을 제외하고
모든 책들을 고이 쌓아 묶었습니다
고인 물이 썩듯 더는 순환하지 못하는 책의 운명도
이미 죽은 것과 매한가지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책 욕심이 비워지고 있다는 것은 나의 겉치레가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는 발전으로 여겨봅니다
이 이야기를 굳이 써내려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책을 보내주신 ‘작가님’들과 여러 ‘지인’들께 알립니다
다른 이들의 ‘꿈’이 될 수 있도록 연말 기부를 택했습니다
추신-한강님의 책도 내어놓자 남편의 눈빛이 조금 웃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