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작시] 그대에게 49_독서와 대화

by 김작자


그대에게 49_김경민



+대화는 책과 마찬가지로 정신을 옮겨 적은 것이므로, 대화를 값지도록 하는 바로 이 성질은 틀림없이 우리로 하여금 책을 존중하도록 만든다._데이비드 흄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기에 대화가 많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접해보지 못한 가전제품이라

아이들도 텔레비전에 대한 관심도가 적습니다

K-POP과 연예인에 관하여 정보가 없다보니,

종종 재밌는 일이 발생하여 웃을 때도 있습니다


가족이 모인 저녁 식사는 대화가 풍성합니다

주제는 대부분 아이들의 생활과 관심분야,

그것이 와전되면 자연과 사회, 역사까지 결집합니다

한 날에 갑자기 큰아들이 대화를 끊었습니다

그날은 조금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가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대화에서 밀려나버린 아들은 억울한 듯,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교체를 요구해왔습니다


강조하지만 독서와 공부를 독려하지는 않습니다

독서를 하게 되면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범위와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들은,

실천하지 않음을 ‘아직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대화에 있어서 중요한 질적 향상을 가져옵니다

구차한 변명 없이 깔끔한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요구는 알지만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대화는 정갈하지 못하고, 속내를 드러내기까지

유도해야할 분위기를 이기적으로 끌고 다닙니다

상당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게 되는데,

이는 외려 부작용을 조성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개인과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이 부분은

조직생활의 활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는 몰가치한 시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야 하며,

구사하는 단어는 나의 품위를 대변하게 되는데

바로, 상처주지 않는 ‘언어의 구조법’입니다

책에서 얻은 지식은 지혜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즉, 실천의 행위는 나의 발자취에 따라

삶의 토양을 단단하고 비옥하게 합니다

우아한 풍모는,

값비싼 명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품격 있는 대화는 호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북한 대화는 허물과 단절을 부추깁니다


책은 정념을 골고루 맛보게 해주는 세계 요리이며,

모든 정념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입니다

책은 타인의 삶을 문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공감과 더불어 인류를 평등하게 만드는 ‘기적’입니다


오늘,

그대의 대화는 몇 점의 품격을 갖추었습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연작시] 그대에게 48_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