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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그대에게 54_당당한 아름다움

by 김작자


그대에게 54_김경민



작년과 비교해서 확연하게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외출에 있어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으름과 나이가 원인은 아님을 강조해 봅니다

물론 격식을 갖춰야하는 자리는 예외가 되겠습니다만

현저히 비교되는 것은 나를 숨기던 화장법과

굽 높은 구두 대신 운동화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마무리에 썬 크림 하나와 눈썹을 정리한 후,

색감이 거의 없는 립글로스로 외출 준비를 끝냅니다


겉모습보다는 내면을 가꾸는 것이,

외형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는 것을 설파해 봅니다

내면이 든든하고 가득 찬 사람은 여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모임에서 독서를 시작한 어느 분이 말씀하시길,

억지스런 상황이었지만 남편의 말을 집중해서,

차분히 듣고 있던 자신의 재발견에 놀랐다는 것입니다

독서와 공부는 잡말에 경계(무념무상)를 무너뜨립니다

또한 나이와 신분에 제한 없이 공평한 결과를 주어

뇌의 젊음과 더불어 우아한 풍모까지, 이것이야말로

아름다움의 획기적인 장수의 비법이 아닐까 합니다

꾸준한 독서와 공부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진한 화장과 비싼 명품으로 가리는 것보다는,

당당한 여유로움의 미美로 보상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의 숙성된 지혜 한 마디는 그 어떤 명품보다,

값지고 빛나는 행위 예술이 될 것입니다

지혜의 한 마디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 인사보다 중한 것은 없습니다

인사는 독서와 무관한 듯 보이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용기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독서로 인해 타인의 삶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면

저마다의 아름다운 가치와 귀함을 알게 됩니다

사유해보면 세상에,

고맙고 귀중하고 어여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며칠 전 인천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외출이 가벼우니 발걸음도 신이 나 버스에서 한 메모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장에 열중이었던 나는,

견실(내면)하지 못했던 나의 위장술이었음을 인정합니다

그간 초대와 모임들이, 해마다 유행에 맞춘 옷과 화장이,

왜 불편하고 굳이 필요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거품이 빠져나간 외양은 그만큼 가벼워진 활동력으로

인사는 물론 손쉽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독서는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마음의 천연 비료이자,

그대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무료 성형외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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