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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그대에게 65_철학서(독서)에 관하여

by 김작자


그대에게 65_김경민



2주 전쯤 질문을 받았습니다


“작가님은 철학서를 종종 읽던데, 그 덕에 삶의 질이 달라졌는지요?”


솔직히 나는,

아직까지도 철학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만

사유, 성찰, 전복顚覆된 질문(시선)의 방식 등등,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식상한 답은 않겠습니다

다만 질문을 역으로 드리자면 그대는,

그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여쭤봅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이제야 이러한 질문에 도달하였습니다

‘표상(기본 증명 외)’으로 주어진 나를 제외하면

나는 무엇이며, 무엇을 원하며 살아가는 지,

지향하는 바가 정직히 바라는 바는 맞는 것인지,

진실로 나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누구도 아닌 ‘나’를 먼저 이해해야 했음을,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알아야 타인도 보인다는 것.’

우리는 우리 자신조차도 알아가려 하지 않은 채

사람을, 세상을, 세계를 이해하려고 애를 씁니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과 가까운 가족(지인)까지도

제대로 보지(알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할지도 모릅니다

독서를 하는 이유는 세상을 보려(이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의 시원인,

나를 알아가기 위한 여정의 필수조건인 것입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세상도 없었거니와

내가 태어남과 동시 세상은 생성되었고,

내가 죽음과 동시 세상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세상은 불멸의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태어나게 하고 세상을 멸하게 하는,

모든 현상의 시초인 대단한 그대를 그대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합니다(그대의 이름과 주소가 아닌)


나는 나를 알아가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그 누구를 위한 독서(수양)도 아닌 나를,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함입니다

나의 구석구석(감정)을 해체하다보면,

모든 게 부질없다는 뜻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그 위대함(어려움)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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