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66_김경민
‘피해자와 가해자’,
이 단어는 꼭 폭력(범법)만으로 점철된 용어는 아닙니다
우리는 늘 나를 ‘억울’한 피해자로 여깁니다
열심히 하는데도 일은 순조롭지 못하고,
상대는 노는 것만 같은데 승진이 빠릅니다(예쁨도 받습니다)
나도 친분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솔직)하지만,
상대는 거짓감정으로 아첨하는 것이 보이는데도,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어 시기猜忌가 일어납니다
상대는 내게도 진솔하지 못한 것이 느껴집니다
내 앞에서는 웃지만,
돌아서면 비방을 즐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상대와 관계가 있는 누군가와 스치기만 해도
그(그녀)에게 사주를 받은 듯 기분이 나쁩니다
이는 꼭 동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이는,
지인이나 이웃과도 대비가 충분한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진실로 우리는,
상대를 모르고(알려고‘도’ 하지 않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외려 나는,
그 여우(늑대) 같은 인간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인간은 누에와 같이 의식적으로,
자신을 감싸기 위한 투명 섬유질(방어력)이 풍부합니다
자신을 감싸고 또 감싸며 종내는 인과율의 법칙마저,
뒤바꿔버리는 변명(잔인함)의 성질도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 잔인함도 처음에는 아기처럼 연약하였으나,
나보다 더 거대한 몸집으로 살을 찌우게 됩니다
기실 이러한 생각(추론)은,
질투나 자기기만에서 오는 것이 다수입니다
상대가 실력이 아닌 아부의 소질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조차도 상대에게는 재주(강점)가 되는 것입니다
나의 성질과 상대의 성질을 ‘인정’하면 편합니다
또한 ‘나’에게도 상대에 못지아니한 특성이 있습니다
상대가 갖지 못한 나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노력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할이 필요 없는 화합의 길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을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를 오갑니다
험담보다는 ‘인정’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면 좋겠습니다
상대와 똑같은 사람보다는 너그러우면 좋겠습니다
무턱대고 목적론적인 삶보다는 존재와 존재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보듬어 주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미움 받을 권리는 누군가가 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가 부여하게 되는 삶의 결핍, 족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