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시] 그대에게 73_목표와 결심에 관하여

by 김작자


그대에게 73_김경민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세상과의 이별에 조금 더 다가간 기분입니다

그리고

미안함과 고마움, 애증을 녹이기 좋은 초입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설레고 희망찬 한해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소설적인 구도(감정)와도 같은 새해에,

우리는 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결심을 다짐합니다

겨울이면 생존을 위해 속을 비워내는 생물들처럼

묵은해의 찌꺼기를 우리 또한 비워내기 때문입니다


결심은 사전적 의미로 할 일에 대하여 어떤 마음을

굳게 정하는 그런 뜻입니다만 실천은 쉽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나의 것(그것이 무엇이든)을

내어주어야만 채울 수 있는 이치이기에 그렇습니다

빈자리가 있어야 들어올 자리가 있듯이 말입니다


그렇지만 실천(결심)은,

길을 잘들이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다만 게으른 감정들이 문어 빨판마냥 달라붙어

개흙으로 끌고 들어가니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며칠을 잘 이행하다 하루가 무너졌더라도

실망보다는 그 하루를 ‘쉼’의 의미로 여기고,

‘그 하루’를 남보다 더 늦었다는 후회의 것보다는,

재충전으로 인한 안정감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즐김’과 ‘습관’입니다

습관이 되면 나의 몸이 저절로 알아 움직입니다

습관이 되면 하루를 실패했다는 ‘좌절감’보다는

하루를 건너뛰었다는 섭섭함이 ‘활기’를 줍니다


사실,

이와 같은 말들도 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입니다

죽어라하고 남들보다 노력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나의 결심에서 이타심은 통용되지 않습니다

나의 결심 앞에서는 배타심을 먼저 적용해야 합니다

남을 밟고 올라가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을,

뺏으려는 그들을 물리치고 거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말 단순하게도 노력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대신 언급했듯이 즐기고 습관으로 만드는 것만이,

결심을 이루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나는 올해 새로운 목표도, 달리 결심도 없습니다

다만 작년과 같은 한 해를 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운동을 다녀와서,

점심을 먹기 전까지 공부나 독서, 습작(퇴고)을 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오전과 같은 일정을 보내며,

잠들기 전에는 소설과 시를 여전히 읽는 것입니다

종일을 저리 보낸다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직업이 작가이기 때문에 시간들을 공부나 독서,

글쓰기로 보내는 것이 알차게 쓰는 일인 것입니다

이제 습관이 되어 몸이 저절로 알아서 움직입니다

마지막으로,

허영심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나의 결심에는,

할 수 있다는 허영을 부려 도약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연작시] 그대에게 72_선택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