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필름포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으로서의 교육 Feb 22. 2020

영화, 서치(searching, 2018)

신선한 소재의 영화이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근무하는 아버지가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해 극적인 반전을 거쳐 찾아가는 이야기.


러닝타임이 100분가량인데,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손에 꼽을 정도.

촬영이 13일, 편집이 2년 걸렸다고 하는 말이 이내 수긍이 된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감독은 인도계 미국인 91년생으로 구글에서 일한 경력을 십분 발휘한다.
덕분에, 감독만큼 인터넷 플랫폼을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하는 입장에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또 기록과 저장을 위해 활용할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으로, 인터넷 플랫폼이 우리의 일상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자각하면서, 한 사람의 삶의 궤적을 이토록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도 실감하게 된다.

더불어, 그것이 한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고 채울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인터넷 searching 능력이 뛰어난 아버지가 결국 발견해 낸 것도 종합하면, 딸의 마음을 몰랐다는 것, '그 결정적 사건' 이후로 딸과의 진정한 소통이 없었다는 자각이었다.




딸의 인터넷 활용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사실도, 우리는 하루 종일 다양한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수많은 캐릭터와 소통하지만, 그 소통이라는 것이 나를 일시적으로 드러내고 동시에 나를 일시적으로 감추는 것이지, 인격을 교류하는 소통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이버 공간이라는 특성 때문만은 아니다. 사라진 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작 오프라인에서도 '친한 친구'가 없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친한 친구라는 개념도 모호하긴 하다.

어려서부터 단짝인 친구? (엄마끼리 친했기에 엄마가 죽어 불쌍하니 챙겨주라고 해서 친구를 했다지 않은가?)

그룹 스터디를 하는 친구? (좋은 성적 받아 좋은 대학 가기 위한 목적에서 모인 것 아닌가?)
나의 기호, 생각... 모든 것을 아는 친구? 아니면, 내 아픈 부분을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해 주는 것 같은 친구? (결국 이걸 이용하지 않았나?)

우리의 친구 관계는 얼마나 다를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사이버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휴대폰을 들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곁에 있는 사람과의 사귐과 인격적 교류와 친밀한 교감은 상대적으로 희생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용해야 할 시간과, 이뤄져야 할 우리의 진짜 삶을 소멸시키지 않기를.


나도 이만, 로그아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