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월요일 -수업의 완성은, 학생과의 상호작용!
3월 24일 화요일 - ZOOM을 이용한 교대 1학년과의 실시간 원격 수업
3월 25일 수요일 - 실시간 원격 수업을 위한 장비 구입
3월 26일 목요일 - ZOOM을 이용한 사범대 3, 4학년 학생들과의 실시간 원격수업
3월 27일 금요일 -예비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3월 28일 토요일 -고맙습니다, 여러분
3월 23일 월요일 -수업의 완성은, 학생과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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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4 만드는 시간, 편집하는 시간, 업로드하고 SD 처리하는 시간...
어떤 분들은 오프라인 수업시간의 3배 정도 걸린다고 하시는데, 저는 1.5배 그래도 나름 선방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 아니군요. 실시간 원격 수업도 병행하려면 2.5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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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긴다고 생각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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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내용 상, 녹화 촬영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매주 녹화 촬영하고 있는데요. 녹화 촬영에 장점도 많습니다.
이렇게 차시마다 수업을 재설계하고 분석적으로 시간을 계산하고, 어떤 이야기에는 한 호흡도 신경 쓰면서 수업을 끊임없이 재촬영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표정, 목소리, 어조, 호흡에 마음이 담겨 있는데, 어그러진 마음을 영상으로 고정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지금 영상이 마음에 든다는 건 아니고요. 지쳐 멈춘 경우도 많거든요)
실시간 상황에서라면,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어느 정도 용납되면서, 때론 더 절정에 이르기도 하면서 수업을 했겠죠. 이런 점에서 수업의 완성은 결국 학생, 학생과의 상호작용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수업으로는, 지금처럼 제가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기록하면서 말하듯 강의노트를 수정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름 수업 시나리오를(강의노트) 매 학기 수정하면서, 끊임없이 수업을 고민하고 성찰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지금만큼 제 강의노트를 꼼꼼히 다시 뜯어보며 수정하지는 못했더라고요.
강의노트를 책으로 내겠다고 처음 생각한 것이 5년 전인데, 이제 이 작업을 지속한다면, 적어도 제 수준에서는 이번 기회에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3월 24일 화요일 - ZOOM을 이용한 교대 1학년과의 실시간 원격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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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2차시 수업을 오프라인 수업 시간과 같은 100분 정도를 찍었습니다.
그중 절반인 50분가량은 한 학기 장기 프로젝트를 안내하고 수행 방법을 설명하는데 썼습니다. 이후로 진행하면서 두고두고 보며 도움을 받으라고 세밀하게 안내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예고했던 실시간 원격 수업은, 조를 구성하고 조 모임을 갖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교대생에게 이 수업은 학교 입학해서 같은 과 동기를 처음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수업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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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 첫 수업을 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들으라고 했는데, 대부분은 집에서 자기 방에서 들었지만, 일부 지하철이나 공원, 일터(?)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었고, 카페에서 듣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소수 학생들은 처음이라 경직돼 보이기도 했지만, 그건 오프라인 수업에서도 1학년 1학기 3월 둘째 주 정도까지의 일반적인 모습이니까요. 그러려니~
조를 나누고 조모임을 하라고 한 후, 혹시나 싶어 조별 방에 들어가 보니 원활하게 이야기하는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처음에는 대부분 그렇거든요. 그래서 조모임 방마다 방문해서, 몇 마디씩 건네며 대화를 나누라고 독려한 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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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마치고 후기를 받았습니다.
1학년 신입생의 설레고 떨리는 마음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그 마음이 제게도 전해져 캠퍼스에 없지만 드디어 봄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대부분 동기들을 만나서 반가웠다는 것과, 일주일 내내 온라인 강의만 듣느라 지루했는데 생동감 있는 수업을 해서 좋았다는 것과, 처음이라 떨렸지만 곧 익숙해져서 재밌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도 모두가 한 마음으로 간절히, 이 상황이 종료돼 하루빨리 강의실에서 수업하고 싶어 했습니다.
3월 25일 수요일 - 실시간 원격 수업을 위한 장비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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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음질, 너무 좋습니다.
용량 줄이기 등을 거치지 않으려고 사용하지 않았는데, 아이폰으로 녹음한 오디오 파일 입혀보니 비교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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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이 내용 압축적인 측면이 있어서, 실시간 원격 수업과 병행하려고 합니다.
실시간 원격 수업 음질을 고려한 장비를 샀습니다.
이런 마이크 하나, 저런 마이크 하나. ㅎㅎㅎㅎ (Pillar CM 700 USB, BY-M1)
웹캠도 샀습니다. (MS 라이프캠 스튜디오)
서서 이야기해 볼까 하여, 3단 각도 조절 노트북 거치대도 구입했습니다.
날씨와 무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조명판도 두 개 정도 사고 싶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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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빠듯하게 촬영하고 올리고, 실시간 원격 수업도 병행해야 하는 시간 제약 때문에, 이런저런 편집 기술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참습니다.
교수자 입장에서는 툴이나 장비나 플랫폼이나 각기 장단점이 있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수자마다 다른 기호에 맞추느라 힘든 측면이 있네요.
학생들 생각하면,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가 전임교원이라면 그리 생각할 것 같습니다만, 비전임이라, 전임교원처럼 학교 클라우드에 제 고유한 저작물을 보관해야 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론 저는 그걸 원치 않아서, 그나마 학생들 이메일 99%를 차지하는 네이버를 플랫폼과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쉬운 ZOOM을 선택한 것이고요.
3월 26일 목요일 - ZOOM을 이용한 사범대 3, 4학년 학생들과의 실시간 원격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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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사실상 2학점 온라인 최소 기준인 50분을 훨씬 넘는 수업시간을 완강하고, 번외로 가져본 실시간 원격 수업이었는데요. 그래서 정말 조 구성만 하고 조별 모임만 잠시 갖고 되도록 일찍 마치려고 했는데도, 평균 한 시간은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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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 수강생은 많이 줄었습니다. 저로서는 다행입니다.
코로나 상황 때문인지, 아니면 제가 작정하고 변경 수업 계획서에 수를 줄이려는 여러 장치를 포함시켰기 때문인지, 수강 변경을 많이 해 줬습니다. 50명, 40명과 어떻게 온라인 수업을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수가 나지 않았거든요.
14명, 16명, 32명이 들어온 수업에서,
오디오와 비디오 정비하고 출석 인증과 캡처하는 시간이 10분 이내.
제가 간단한 인사 하고, 오늘 수업 운영 계획 이야기하는데 5분.
조 구성을 위해 온라인 제비뽑기 하는데 10분.
조별 방으로 수동 할당하는데 5분 이내.
조별 모임 15분. (조별 모임 동안, 조마다 들어가서 1-2분 정도씩 경청도 하고, 질문도 받아서 대답도 하고 나왔고요. 조원 명단 정리하고, 사이버강의실에 조별 게시판 만들고 하니 15분이 흘렀습니다.)
향후 공지사항 5분.
출석 인증하고 나가는 데 5분. 이렇게 수업 한 시간이 흘렀고요.
남아서 질문하는 학생에게 대답해 주는데 10분 정도 걸리고.
녹화 파일을 mp4로 전환하는데 1시간 남짓.
그래서 수업이 연속으로 있는 날은 마지막 수업만 녹화가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
마지막 반 수업을 마치고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3, 4학년으로 이뤄진 사대생, 특히 마지막 반은 첫 제출 글에서부터, 제 수업 기획을 보고도, 임용 대비 맞춤 수업을 요구하는 의사를 비친 학생이 4분의 1선 정도로, 꽤 비중이 높았습니다. 이런 반응도 감내하며, 어떻게 이 수업을 잘 꾸려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온라인 수업 분위기도 그런 마음들을 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호의적이지 않은. 인강 시청했는데, 왜 또 실시간으로 불렀냐는 분위기도 일부 있고요. (조 구성하고, 조별 모임 시작해야 하는데도요...)
저는 이 학생들이 정말 교직에 나가기를 원한다면,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라거든요. 이 마음을 잘 전달하면서 수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3월 27일 금요일 -예비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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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화요일까지 제출일인데 일찌감치 올라온 고학년의 성찰일지를 읽다가, 수업 영상을 안 보고 썼구나 싶은 글 하나, 보다 말았구나 싶은 글 하나를 보면서,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써서 사이버강의실에 올리고, 편지를 보냈으니 받아달라는 문자도 보냈습니다.
잔소리로 들리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며 쓴 편지입니다.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
오전 9시 반인데, 일어났나요?
여러분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성찰일지는 여러분이 예비교사로 성장하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만들면 좋겠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다시 오지 않을 이 시절에, 생각하고 고민하는 그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수업 영상을 빠짐없이 끝까지 보고 들어야 해요.
잘 알죠, 그게 어렵다는 것...
그러나 교사가 되고자 하는 여러분에게, 그동안 제가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절실한 심정으로 전하고 있기에, 꼭 빠짐없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제가 예비교사 여러분이 낸 성찰일지를 학기마다 150여 편 정도, 10여 년 이상 읽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분이 수업 영상을 얼마나 보고, 얼마나 생각하고 고민하고 글을 썼는지를 잘 알게 되더라고요.
부디, 수업 영상을 꼭 다 본 후에, '성찰일지 작성법' 글을 잘 숙지한 후, 성찰일지를 작성하길 부탁해요~
한 주 한 주 흘러가는 이 수업 시간을 통해, 여러분이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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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년 20학번, 너무 짠하고... 어떻게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너무 이쁩니다.
아침에 편지를 보냈다는 공지에, 해당 글의 조회수가 세 반 모두 출석 인수를 훌쩍 넘었어요.
3월 28일 토요일 -고맙습니다, 여러분
어제 보낸 편지가 예비교사들의 마음에 가 닿았나 봅니다.
오늘,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쓴 예비교사들의 글을 읽으며, 눈물이 핑돌고 마음이 울렁입니다.
이런 진실한 청춘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덕분에 저도 좀 더 진실해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수업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을 다지도록 이끌어줍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