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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3차시

by 삶으로서의 교육

3월 29일 최소 시수 기준에 대한 고민

3월 30일 동영상 시청의 개인차, 지난 수업 오픈채팅방 삭제

4월 1일 수업 참여도에 대해 고심한 마음을 전함

4월 2일 3, 4학년 예비교사의 반응

4월 3일 백인백색의 교육과정 수업 특성

4월 4일 다음 주부터 진행할 실시간 원격 토론 수업 대비


3월 29일 최소 시수 기준에 대한 고민

동영상 강의 제작 시, 1학점 25분, 2학점 50분이 최소 기준인데요.

(실시간 원격 수업은 수업 시간과 동일)


1차 오리엔테이션 시간만 50분이고.

2, 3차시 모두 100분, 수업 시간과 동일하게 나왔으니, 4차시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제가 만든 강의노트가 있었고, 이것이 그대로 대본 혹은 시나리오가 됐고요. 평소 수업하던 대로 영상에 반영하다 보니 그리됐네요.


의미 단위로 끊어서 7-8개의 영상을 올리고는 있는데, 대면 강의와 동일하게 수업한다고 헤아려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다는 마음입니다.


3월 30일 동영상 시청의 개인차, 지난 수업 오픈채팅방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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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생의 첫 번째 성찰일지를 모두 읽고 나니, 개인차가 많이 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의 차이가 이와 같은 형식의 수업에서 큰 학습차이를 불러올 것 같습니다.

제시한 100분 영상을 충분히 시청한 학생의 글과 출석 인정 기준인 딱 50분만 시청한 학생의 글이 역시나 많은 차이가 납니다.

소중한 청춘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데, 허투루 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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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제한 수 10개...
2017년 1학기처럼, 2019년 1학기에도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던 한 반이 있었습니다.

그 반의 오픈채팅방을 개설 수 제한으로 삭제하려니, 인사는 다 하고 나왔지만, 마음이 아립니다.
그래도 이젠 보내고, 2020년 1학기에 맞이한 새로운 예비교사들만 바라봐야겠죠...


3월 31일 초중등교육 온라인 개학 선언과 예비교사의 온라인 수업에서의 자발적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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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초중등 교육에서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을 선언했습니다.

초유의 상황이지만, 코로나 19를 거친 세대가 대학을 진입할 때는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연이어 듭니다.

지금이 고등교육 교수자들에게는 미래 학습자와 교육환경에 대비하는 기회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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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강의하는 곳인데 첫 과제물 읽으며 놀랐습니다.

그들의 글에 깊이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애초부터 동영상을 하나도 보지 않고 쓴 글이 너무 많습니다.

영상 재생 시간 인증이 없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100분 동영상을 모두 시청한 후 과제를 제출하게 한 제가 원인 제공을 한 탓인가 봅니다. 교직 입직 비율도 높은 사대생이라 그 정도는 할 줄 믿었는데, 이제라도 학교 LMS에 올리는 방향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될 정도입니다.


임용 시험 맞춤형 수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제 수업 기획과 맞지 않음을 첫 글 받을 때 느꼈지만, 정말 이 정도로 수업 참여도가 낮을 줄은... 제출한 글 중에 이 학생들 사이에서 변화의 기폭제가 될 만한 학생도 보이지 않아 더 힘이 빠집니다...


어떻게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할지 아득합니다.


아닙니다. 학생들이 문제가 아니라, 제 부족함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이게 다, 나쁜 코로나 때문 아니겠습니까.


대면 수업이라면 한주 한주 지나면서 마음을 얻어볼 텐데, 이건 그런 역할을 하는 동영상 자체를 안 보니 어쩔 수가 없네요. 앞으로도 두 주 더 동영상 수업을 해야 하는데, 마음만 동동거립니다.


자발적으로 동영상을 시청하게 할 묘수가 없을까 고민이 깊습니다...

대학생, 예비교사도 이 정도인데, 초중등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생각하면 정말 걱정됩니다.


4월 1일 수업 참여도에 대해 고심한 마음을 전함
수업 참여도에 대해 고심하다가, 1학년 학생들에게는 이렇게 마음을 적어 보냈습니다.


"첫 번째 성찰일지를 읽어 보니, 2차시 수업 동영상을 전부 보지 않고 쓴 글들이 일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20학번 여러분이 짠하고... 평소 대면 수업에서와 마찬가지 수업을 해서 여러분이 이 상황으로 인해 여러분의 교육과정 수업이 손해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차시 영상을 다 보고 다시 작성한다면, 저도 재평가하겠습니다.

그럴 경우, 글 제목에 (수정)이라고 표시해 주세요. 저도 다시 읽고, 다시 평가할게요."

3, 4학년 학생들에게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첫 번째 성찰일지를 읽고 2차시 수업 동영상을 안 보고 쓴 글이 많아 너무 놀랐습니다.

여러분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가요?

다시 영상을 다 보고 작성한다면, 저도 재평가하겠습니다.

그럴 경우, 글 제목에 (수정)이라고 표시해 주세요. 저도 다시 읽고, 다시 평가할게요."

제 마음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가 닿을 수 있을까요?


4월 2일 3, 4학년 예비교사의 반응

아침에, 고학년 예비교사에게서 아래와 같은 문자가 하나 도착했고, 대화가 오가며, 마음이 조금 밝아졌습니다.


A학생: "안녕하세요. 교수님, *** 교육과정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입니다.

어제 교수님께서 카톡방에 올려주신 공지를 읽고 다시 한번 제 ****를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수업 영상을 정말 필기해가며 열심히 들었는데요, ****에는 너무 제 경험 쓰는 것에만 빠져 수업에 대해선 조금밖에 언급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ㅠㅠ 그런데 다시 수정해서 올리자니 제가 동영상을 보지 않았어서 다시 올린 것처럼 보일까 봐 염려가 되었습니다. ㅠㅠ 부족한 점이 많다면 다시 수정해서 올릴 생각입니다...! 일너 일로 문자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나: "아 그랬군요. ***는 봤지만 다 보지는 않았다고 느낀 소수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 외는 모두 보지 않고 글만 작성했고요.
슬프고 고민됩니다.
이야기해줘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선택은 ***의 몫입니다."


A 학생: "네 교수님, 교수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시니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고마워요. "



또 다른 예비교사는 새 과제를 제출하면서 글 앞에 이렇게 올렸더군요.


"전 차시의 성찰 일지에 대해서, 맨 처음 게시되었던 작성요령을 제대로 읽지 않고 엉뚱하게 강의 제목의 답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서 죄송합니다. 게다가 제가 초기에 답글을 달아 후에 답글을 단 학우들에게도 혼란을 드려 강의를 잘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대한 성찰 일지가 아닌 강의 제목에 대한 성찰 일지가 많이 쓰인 것 같기도 해서 부끄럽습니다. 앞으로는 공지를 잘 확인하고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런 경우에도 어김없이 가장 반성해야 할 학생들은 정작 반응이 없고, 비교적 잘하고 있는 학생들이 먼저 반응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다른 오해가 생길까 싶어, 다음의 댓글을 붙였습니다.


" ***의 지난 글은 진정성이 있었고, 강의를 들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이야기를 강의 내용을 언급해야 한다거나 요약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를 믿어 주세요.

저는 여러분이 글에서 강의 내용을 얼마나 언급하는가와 관계없이, 여러분 글을 읽으면 여러분이 강의를 완강했는지, 듣다가 말았는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여러분의 성향, 의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용기를 내서 이야기해주는 예비교사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조금은, 희망이 보입니다.

이렇게 이들과 관계 맺기와 밀당이 시작되나 봅니다.

이 일이 분기점이 되고, 결국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4월 3일 백인백색의 교육과정 수업 특성

매주 수업 준비하고 동영상 올리느라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마감일 하나와 병행하느라, 수업 준비와 강의 촬영이 더 빠듯합니다.

또 2학기 전에 나와야 할 연구는 2월 말부터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계속 휴관 연장을 알리고 있고요.


교육과정 수업은 백인백색입니다.

교육과정 영역은 패러다임, 연구대상, 방법론이 합의 돼 있지 않으며, 간학문적 학제적 접근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사용하는 교육과정 교재도 백인백색이고요.

이런 사정은 미국도 다르지 않아서, 이런 교육과정 교재와 수업에 대한 현상을 담은 연구물들도 적잖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교육과정 대학 교재로 수업한 것이 아니라, 그 틀만 빌어 혹은 의견 일부를 빌어, 예비교사를 교육과정의 주체로 세우는 목적을 위해 고안한 수업 방식이었고, 또 다양한 교사 사례를 인용하고 있어서, 더욱 수업 동영상이라는 형태의 기록으로 남길 때,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이번 수업에서 다룰 주제들은 교육과정 영역에서 여러 논쟁적 지형도가 형성돼 있는 주제여서, 학부 수준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안내해야 할까 매번 고민했었는데, 영상 기록으로 남기자니 더 고민됩니다.
그 오랜 고민을 해결하고자 연구를 하고 있는데, 예정대로 코로나 상황 없이 2월에 마쳤다면, 지금 고민이 한결 가벼웠을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4월 4일 다음 주부터 진행할 실시간 원격 토론 수업 대비

5차시부터는 토론 수업이어서 실시간 원격 수업으로 수업 전체 시간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조별 토론의 효과적 방안을 고안하며, 여러 대비를 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를 이번 주 영상에 미리 공지해야 합니다. 또 초상권, 저작권 관련 동의서도 작성해 사전 동의도 받고자 합니다.


1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 전망 외에, 2학기에도 대면 수업이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장기전에 대비해, 마이크, 웹캠 구입과 아울러, 블루 라이트 차단 안경도 구매했습니다.

블루 라이트 차단 안경은 UV 기능도 있는 것으로 구매해서 그런지, 쓰자마자 눈이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93% 차단율이어서인가 봅니다.

블루 라이트 차단 안경도 온라인 수업 장비들과 아울러 대중적인 생활필수품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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