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 여러분,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려니 힘들죠.
답답한 마음도 크고요.
왜 안 그렇겠어요, 한창 이쁜 봄날의 캠퍼스에서 젊음을 발산해도 아쉬울 나이인데...
저도 여러분이 짠하고, 우리가 맞이한 이 상황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온라인 개학으로 초중등 학생들도 여러분처럼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요.
나중에 이 상황을 함께 겪어낸 우리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으로 겪었던 현재의 경험을 이야기할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 예비교사의 눈으로 이 상황을 생생히 느끼고, 체험하고, 깨닫고, 기록할 뿐 아니라, 예비교사로서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 보세요.
저는 코로나 19 이후로 우리 교육의 체질이 많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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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요, 여러분도 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물론 아이들이 온라인 세계에서 학습을 한 건 아니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에서 학습도 해야 해요.
온라인에서 학습도 해야 하는 학생들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대면 수업과의 관계에서 어떤 차이를 낳을지, 이 시간을 그저 때우는 대학생으로서가 아니라, 예비교사로서 생각하면서 건너가 보세요.
여러분이 만날 학생들은 이미 여러분처럼 온라인 학습 상황에 익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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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온라인 개학으로, 배움에 열정이 있고 학습 능력이 빠른 초중등 선생님들 거의 전체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디지털 디바이스에 눈을 뜨고, 익숙하게 됐어요.
그래서 EBS나 E-학습터뿐 아니라, 선생님들이 연대해서 수많은 온라인 학습 지원 사이트를 자발적으로 만들었고, 각자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면서 온라인 수업을 꾸려가려는 선생님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또 이미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화상으로 수업도 하고, 온라인 상에서 어떻게 하면 상호작용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온라인으로 회의도 하고, 업무도 하고 있고요.
여러분이 함께 할 선생님들은,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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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상황에도 바뀌어야 할 제도적 문제나, 거슬러야 할 관례나, 바뀌어야 할 학교 문화 풍토는 쉽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극적 상황을 맞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드러난다면, 곧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비관하지 마세요.
이 상황이 끝나면, 그때는 이전과는 다른 학생과 선생님과 학교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해요.
수업도 평소대로 대면 수업 상황을 맞겠지만,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극대화 한 대면 수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니, 예비교사 여러분, 온라인 강의, 온라인 조별 토론, 온라인 조별 과제... 그저 힘들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이 상황을 예비교사의 눈으로 새롭게 보면 어떨까요?
저는 이 시간도 대충 때우며 강의를 다 듣지 않는 일부 학생들이 안타까워요. 혹시 강의 내용 어느 한 대목에서 바로 그 학생이 꼭 들어야 할 메시지가 재생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반대로, 대면 수업에서는 아차 하는 순간, 놓칠 수 있는 내용들까지 깊이 반응하는 글도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학기가 지나면, 학생들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물론 그것이 당장은 눈에 크게 드러나지 않죠. 학점 차이 정도는 대수롭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여러분의 빛나는 젊음의 한 페이지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냥 이 시간을, 이 수업을 흘려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우리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을 지나가고 있어요.
소중히 보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