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일요일 딱, 한 차시 먼저
7차시 디딤 영상과 정리 영상 녹화를 마쳤습니다.
이번 주 수업은 6차시입니다.
완성도 있는 디딤 영상을 제공하려면, 한 차시를 먼저 마쳐야 합니다.
기침이 멈추질 않고 자꾸 막히고 갈라져서, 가습기 빌려다 틀어놓고, 한 구절씩 말하고 멈춘 후 기침하고 물 마시고를 반복하면서, 점심 이후 시작한 녹화가 밤 10시 반이 돼서야 마쳤습니다.
동영상 처리 후 들어보니, 다행히 평소와 다르지 않게 들립니다. 다행입니다.
한 차시 수업을 한 주 내내 매달려 만드는 한 주 살이를 하다가, 지난번 한 주 무리한 주에, 그러니까 4차시 100분 영상을 만든 후, 바로 5차시 디딤 영상과 정리 영상을 만든 주에, 딱 한 차시 앞설 수 있게 됐고, 그때부터 몸에 무리가 왔습니다.
일주일째, 아침마다 미열이 있는 상태에서 깨고, 하루 종일 분주하게 영상 만들고, 과제 평가하고, 이런저런 피드백을 하다 보면, 쓰러져 자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보일러를 틀고 방 온도를 높이고 자는데도, 미열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너무 방구석에서만 살아서 면역력이 너무 약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기침을 멈추고 녹화 촬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침 없이 녹화 촬영할 수 있었던 날들이 얼마나 감사한 날이었는지를 깨닫습니다.
4월 20일 월요일 실시간 조별 토론과 동영상 수업 병행 (교대 편)
5차시부터는 수업 주제에 맞춰 수업 방법을 바꿔서, 실시간 조별 토론과 동영상 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수업 전에 책을 미리 읽어와야 합니다. 또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질문도 미리 제출해야 합니다.
학생들 질문이 제출 완료되면, 그 질문에서 공통질문을 추리고 유형화해서 의제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실시간 수업 전까지 완료하기 어려워, 제가 만든 토론 의제를 제공합니다.
실시간 원격 수업에서는 조별 토론만 진행합니다.
수업 후에는 정리 영상을 시청해서, 조별 토론 내용을 보완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종료한 후에, 다음 시간 전까지 성찰일지를 과제로 제출합니다.
그에 대한 첫 번째 성찰일지를 읽었습니다. 읽다 보니, 기존에 하던 대면 수업과 비교할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네요.
1) 실시간 조별 토론과 동영상 수업을 병행하니, 현저하게 개념 오류가 줄어들었습니다.
어디서 걸러지나 봤더니, 사전 질문을 제출할 때만 해도 오개념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질문들이 많았는데요.
첫 번째로, 조별 토론에서 한 번 걸러지네요.
이 요인은 대면 수업 때와 유사합니다. 다만, 대면 수업 상황에서보다 조금 더, 거의 모든 조에 충분히 읽고 이해도를 높인 유능한 조원이 좀 더 늘었습니다. (고마워요~!) 물론, 불행히도 한 조 정도는 그런 조원이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 정리 영상을 통해 거의 다 걸러집니다.
이 부분이 차별화된 점입니다. 이해도가 높은 조원이 없는 조에서, 특히 정리 영상을 열심히 봤더군요. 여기서 개념 오류가 다 걸러졌습니다.
대면 수업에서 똑같이 설명하는 것인데, 글에 반복해서 들었다는 표현이 가끔 나오는 걸로 봐서, 기록으로 남긴 영상이 대면 수업에서 놓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잡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대면 수업에서보다 예습을 더 잘해 옵니다.
이유를 추론해 봤습니다.
첫째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현재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차이를 낳으면서도, 매우 유동적인 변수입니다.
평상 시라면, 전날 동기들과 엠티도 다녀오고, 달리기도 하고, 그래서 졸음과 분투하는 학생들도 있고, 창밖을 바라보며 봄을 타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런 요인이 다 사라져서, 예습을 잘해 오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정상 상황이라면 장담할 수 없습니다.
둘째는, (질문을 만들기 위한 질문도 많이 있지만) 어쨌든 수업 준비를 위해 질문을 과제로 제출하게 한 것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대면 수업에서는, 한 두 가지 질문을 사전에 제출하자고 했었지만 흐지부지 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이 저항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전 질문 제출 덕분에 저는 두배로 일이 늘었지만(질문 제출 독려, 수업 전 질문 검토), 그 덕에 학생들의 사전 이해도와 관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조별 토론을 할 때 조별 토론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부분은 대면 수업 상황에서도 계속 유지해야 할 것 지점입니다.
3) 자발적 심화학습을 하는 학생과 겨우 숙제를 위한 숙제를 하는 학생과의 격차가 대면 수업 때보다 더 크게 벌어집니다.
실시간 조별 토론으로 시너지를 얻고, 정리 영상으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제공하는 걸 그대로 수용한 상태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지가 더해지니, 캠퍼스도 못 가본 1학년이 작성한 글인데, 정말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이런 학생은 학점 이상의 보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대체 어떤 마음의 작용이 있었던 것인지 학기 마치고 인터뷰라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4) 대면 수업에서보다 반응 포인트가 훨씬 다양해졌고, 자소서 탈출 시기가 당겨지고 있습니다.
사전 질문 제출, 예습에 투자한 시간의 증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반복해서 볼 수 있는 정리 영상 등 이 세 요인으로 인해, 대면 수업에서보다 반응의 포인트가 훨씬 다양해졌고, 그에 비례해 다양한 경험 사례가 더 폭넓게 언급됩니다.
이에 따라, 대면 수업 상황에서라면, 대학 와서 이런저런 곳에 마음이 팔려, 1학년 1학기 마칠 때까지도, 이렇게 저렇게 자소서 우려먹기를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는데, 자소서 탈출이 시기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5) 실시간 토론 수업에서 대면 수업 때보다 개개인에게 더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은 정상 상황이 돼도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독려해도, 책을 충분히 읽어오지 않는 학생들이 조별로 3분의 1 정도는 있었고, 조별 토론 시간에 그 학생들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대면 상황에서의 다양한 제스처와 시선 처리 등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실시간 조별 토론은 모두가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상황이고, 한 명이 이야기하면 모두가 화자의 얼굴과 목소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면 토론보다 조금 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동시에 이야기할 수 없고, 동시에 말할 때 순서를 정해야 해서, 대면 상황에서만큼 상호작용이 유연하게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6) 대면 수업과 비교할 때, 현재 진행하는 실시간 조별 토론 수업과 동영상 수업의 병행이 시간 조건에서 훨씬 낫습니다.
조별 토론 후에는 저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이 시간을 정리 영상으로 빼고 나니, 현재 실시간 수업에서는 조별 토론만 집중 관리가 가능한 시간으로 꾸릴 수 있습니다.
대면 상황에서도, 이 정리 영상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7) 한주 살이로 인해, 가슴앓이할 여력이 줄어듭니다.
여전히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짜낸 질문, 미흡한 준비도에 비례하는 조별 토론 참여도, 정리 영상 시청 생략, 대충 써낸 성찰일지 등 제가 다 통제할 수 없는 일들도 계속 발생합니다.
평소 대면 수업에도 이런 학생들의 비참여 요인으로 고민하고 가슴앓이를 하는데요. 일단 지금은 한주 살이를 하고 있어서, 그런 고민과 가슴앓이도 여력이 있어야 하는구나 싶습니다.
이 시기가 끝나고 결과물이 남아 적절히 활용하면(이 결과물은 저를 분신한 셈이니), 다음에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접근이, 평상시 대면 상황 때보다, 더 심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변수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는 비정상 상황에서, 학생들이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어서, 적어도 교대 1학년은 종일 강의 듣고, 과제에 충실한 경향을 보입니다.
만일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을 병행한다면, 지금과 같은 효과를 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월 21일 화요일
실시간 원격 조별 토론 수업 두 번째 (교대)
모든 조가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4월 22일 수요일
실시간 원격 대학원 수업
매번 하면서 생각하지만 인원이 적으니, 대면 수업과의 차이를 거의 못 느낍니다.
4월 23일 목요일
실시간 원격 조별 토론 수업 두 번째 (사대)
처음보다 나아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 반은 구성원 모두의 준비도가 아주 좋습니다. 더 고맙습니다~^^
한 주간의 수업이 마치는 오늘에서야, 기침약을 지으러 나갈 여유가 생겼습니다.
모처럼 밖을 나가보니, 연둣빛에 눈이 부십니다.
작은 풀꽃들이 너무 이쁘고요.
봄은 계속 이렇게 다가와 있는데, 몸의 기온은 겨울 옷을 입어도 괜찮은 정도고, 문득 차를 세워두고, 몇 달이 흘렀는지...
내일은 시동을 켜야겠습니다.
4월 24일 금요일 시름시름 앓은 날
금요일. 지난주부터 불금은 고사하고, 아무것도 못하고 시름시름 앓습니다.
아침 먹고 약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약 먹고 자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기운이 차려집니다.
8차시 영상 제작을 시작해야 하는데, 힘이 하나도 없고, 편도선은 붓고, 기침은 깊어서, 어찌할 도리가 없네요...
온라인 수업 이후로, 딱 한주 살이밖에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저처럼 지칠 것 같아 걱정되는데, 다행히 다음 주부터 수업일에 휴일이 하나씩 걸려 있더라고요.
학교에 문의하니, 온라인 상황에서도 휴일 수업일에는 휴강하고, 다른 날에 보강하거나 과제 대체해야 한다고 하네요.
어찌 됐든, 지금 형편에서는 다행입니다.
다른 분들은 7차시를 전후로 적응도 되고 차츰 여유도 찾으시는 것 같은데, 저는 대면 수업에서처럼 3분의 1선씩 주제에 따라 수업 방법을 바꾸다 보니, 3분의 1 지점마다 새롭게 판을 짜고, 한주 먼저 움직여야 하다 보니, 그 지점에서 몸이 축나네요.
학기 마치면, 회복되겠죠...
4월 25일 토요일
오늘도 몸 상태는 안 좋습니다. 몸에 열이 올라 땀띠가 다 일어났다가, 식은땀은 흐르고 한기가 느껴져 춥기도 합니다. 열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이런 현상이 반복되네요.
그래도 어제 하루 목소리를 거의 안 낸 덕분에, 편도선은 많이 가라앉았고 기침은 잦아들어, 수업 녹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 7차시 수업 시작 전에 8차시 녹화를 마쳐야, 6차시 제출한 과제를 150여 편 읽고, 25개 조의 조별과제 중간 점검과 피드백하고, 다음 판을 짤 시간이 나올 것 같아서 했는데, 다행히 녹화가 가능했네요.
이만큼 녹화할 수 있는 상태가 돼서, 또 녹화본은 그런 티가 잘 안 나서, 감사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