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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으로서의 교육 Aug 28. 2020

말과 글의 힘

대부분의 연구자의 삶이 그렇듯, 저도 종일 말과 글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그래서 모든 연구자가 말과 글에 숙련된 사람들이고, 민감한 편입니다.


연구자라면, 독자적인 자기 언어의 세계가 있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가장 많이 듣는 조언과 충고도 그렇고, 독립적이고 창조적인 자기 목소리를 구축하는 것이 박사학위를 기점으로 이뤄야 할 평생의 과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듣는 걸 더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그럴 수만은 없더라고요. 늘 말을 하게 되고 익숙해지니, 어느새 저도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게 됐습니다.


이런 저도 그렇고, 일터에서 제가 만나는 모든 이웃들도 그렇고,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그 욕구가 적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그 욕구에 직면할 때, 잠시 생각합니다.

‘들어야겠구나’

회의를 할 때는 물론이고, 점심시간에 수다를 떨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나서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제 상황이 얼마나 좋은 때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말은 아낄수록 좋고요, 불가피하게 해야 할 때는 때에 맞는 말을 할수록 좋습니다. 언제 어느 때 입을 열어도, 말의 지혜와 현명함이 스며 나오면 좋겠습니다.


내가 그 상황에서 똑같은 처지였다면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들었으면 하는 그 말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새롭게 관계를 맺어야 할 수많은 분들과 말이 놓아주는 다리를 타고, 바라기는, 진심과 배려가 오가면 좋겠고요.


지난 시간을 허투루 살지 않았다는 증거가 제 말과 글에 담기면 좋겠고, 제 말과 글이 넓혀가는 세계가 화평을 이루면 좋겠습니다.


다들 혹독한 비판의 언어를 구사하며, 견디고, 매일 사용하는 연구자로 살고 있지만, 이 프로들의 세계에서 진정 프로답게 말과 글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제 말과 글이 상처 나고 어그러진 관계를 회복하고, 사물화 된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화평케 하는 말과 글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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