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독글5. 느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새독글 : 새벽 독서와 글쓰기

by 라잎디

2025. 8. 30. 6시 10분~7시 주말에도 50분 책 읽고 20분 글쓰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급하다고 한다. 진짜 급한가? 나만 급한가? 생각해 봤는데 내가 사회에서 살아가는 순간에도 조급함을 종종 느끼게 된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교대에서 환승을 하는데, 교대에서 문이 열리고 내리는 사람들이 내리려는 찰나부터 방송이 나온다. “ 출입문 닫습니다.” 그러면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마음이 급해져 슬금슬금 나가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그러면 나가고 있는 나도 조급해져 빠르게 점프하듯 열차에서 내린다.


항상 효율적인 것을 생각하며 살았다. 카페 알바를 하면서도 손이 빠른 사람이었어서 주문을 받을 땐 포스기로 재빨리 주문을 넣고, 음료를 만들 땐 출근길에 들른 손님들에게 빠르게 음료를 제공하려고 빠르게 움직이다가 음료를 쏟을뻔한 적이 한둘이 아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조급이라도 빨리 들어가 출국심사를 마치려고 여유가 없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함께하고, 공항을 함께 다니는 남자친구는 숨을 좀 돌리라고 한다. 나는 왜 그럴까?


특이한 건 내게 조급함이 없는, (내 기준으로는) 느린 사람이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나의 남동생, 나의 친구 H, 나의 남자친구.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니까 그들이 싫어하는 것을 잘 아는데, 바로 ‘그들의 느림을 답답해하고, 서두르는 것’. 사랑하는 사이라면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극한 공감을 해서 나도 그들을 답답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바라본다. 바라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빠르게 한다고 해서 급격한 시간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구나.’ 사실 내가 성격이 급해서 나에게 온 이득이 얼마나 있을까? 많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세 사람의 여유로움을 보면서 오히려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어떤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무튼 저자가 평소에 초고속으로 자전거를 타다가, 어느 날은 좀 여유롭게, 바람도 즐기고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천천히 자전거를 타보았다고 한다. 근데 결과적으로 항상 같은 길을 지나 도착한 도착지까지 걸린 시간은 초고속으로 달릴 때와 별반 차이가 있지 않다는 것.


그래서 좀 조급함을 내려놓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나 스스로를 돌아본다.


여러 모습에서 그런 것을 느끼는데 최근에 느낀 것은 영상, 그리고 글을 쓸 때이다. 영상을 찍을 때나 편집할 때 나의 영상 속에서 나의 급함이 느껴진다. 긴 장면을 오래 두지 않고, 구독자들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나의 취향대로 급하게 돌리다 보니 영상이 숨이 차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빠르게 내가 생각하는 대로 꺼내어 놓듯이 쓰다 보니 천천히 글을 읽을 여유도 없고, 글을 읽으면서 조급해지는 느낌이 든다. 천천히 내 삶을 고민하고, 향을 맡고,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천천히 키보드를 눌러 적어 내려 가도 내 삶에 큰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천천히 쓴 글은 한 글자 한 글자 매끄럽고, 느끼고 있는 것들이 전달된다. 나도 새벽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콘텐츠를 만들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면 천천히, 여유롭게, 진심을 담아 차곡차곡 적어 내려 갔다는 느낌이 드는 글이 있다. 읽는 것만으로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천천히 옆에서 읊어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런 글.


나도 그런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금 천천히 돌아보는 습관을 들여보자.


오늘부터 바로 시작해 본다. 지금 글을 쓰던 속도를 늦추고, 밖에 내리는 비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한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은 말인지도 생각해 본다. 오늘 식사 준비를 조금 천천히 해보고, 선택을 천천히 해보자. 충만히 하루를 즐기고, 천천히 카메라에 담아보자. 내 인생에 소비가 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조급해서 발생하는 소비가 더 큰 것이다라고 믿고 느린 사람이 되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새독글6. 나도 나를 잘 모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