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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1.5년 만에 부분도배 하고 쓰는 반성문

by 생활효율연구소

인테리어 끝난 집에서 맞는 두 번째 여름. 첫째 방과 안방 벽지에 곰팡이가 생겼다.

Capture_2025_1127_164330.png 옅고 넓게 얼룩덜룩 번진 곰팡이

Youtube에서 배운 방법으로 없애도 또 생겼다. ChatGPT가 알려준 방법으로 없애도 또 생겼다. 결국 전문업체를 불러 벽지를 뜯어내고 곰팡이 방지 페인트를 발랐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점을 기록해 둔다.



1. 스트레스 받을수록 신중하게 결정하자


육아휴직 내고 인테리어할 땐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일과 육아만 신경 쓰고 놀고 싶은데 곰팡이 따위에 신경을 쓰려니 마뜩잖았다. 도배 없이 곰팡이만 없애고 끝내고 싶어서 전문 업체를 불렀다. 계약 전에 현장 보러 오신 분이 이렇게 말했다.


"이건 벽지 무조건 뜯어야 해요. 저희가 뜯는 건 해드릴 수 있고, 도배는 따로 부르셔야 해요. 원하시면 그전에 곰팡이 방지 페인트를 발라드릴 수는 있어요."


CaptureEdit_20251127171039.png 숨고 견적 8만 원, 상담 견적 95만 원


최종 견적은 방 2개 각각 벽 1.2면 + 천장 0.3면 시공에 95만 원. 숨고에 사진과 시공범위 올렸을 때 견적 8만 원 불렀는데 말이다. 프랑스산? 고급 페인트를 써서 비싸다 했다. 평소라면 금액 보고 일단 안녕히 가시라 했을 텐데, 순간 이성을 잃고 계약을 확정했다. 이런 일을 다시 겪지 않게 곰팡이 볼 확률을 낮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우리 집 벽체 다 뜯어도 곰팡이 없던 집인데 곰팡이 방지 페인트 발라야 해? 그냥 도배업체에 벽지 제거하고 재시공까지 맡기면 되지 않아?" 하고 반문했다. 순간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약금도 냈고 어쨌든 곰팡이 확률은 낮아지니까... 하며 자기 합리화를 했다.


지금은 여러모로 반성한다. 남편 말대로 20년 동안 곰팡이 문제가 없던 집에, 인테리어 하며 더 빡세게 단열을 넣었는데. 과잉시공을 했다.


업체도 잘못 골랐다. 숨고 가격과 상담 가격 차이 보고 걸렀어야 했는데. 멀쩡한 벽지, 스위치, 문틀 등에 보양 없이 작업해서 여기저기 페인트 자국이 남았다. 이 업체에서 도배업체 연결해 준 데서 견적 받아본 것도 100만 원 넘게 불렀다. 내가 오늘 도배사님께 드린 금액이 식대까지 36만 원인데 말이다.



2. 에어컨 청소를 잘하자


곰팡이 원인은 에어컨인 것 같다. 곰팡이가 생긴 위치가 시스템 에어컨 주변의 천장과 에어컨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벽 위쪽이었다. 전문 업체가 와서 벽지를 뜯었을 때 벽지 안은 깨끗했다. 벽의 습기가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작년에 새로 산 에어컨이고 눈으로 봤을 때 깨끗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Capture_2025_1127_162434.png Gemini 3.0 답변



3. 가능하면 시공했던 업체에 맡기자


작년에 도배해 주셨던 사장님이 부분도배도 해주신다고 해서 부탁드렸다. 결과가 좋아서 다시 요청드렸던 거긴 하지만, 같은 분께 또 맡기니 아무래도 더 친절하고 꼼꼼히 봐주셨다. 얼룩덜룩한 페인트 자국을 벽지 덧방으로 가리면 벽지 튀어나온 게 눈에 띄어 보기 좋지 않을 거라 조언 주셔서, 페인트 자국이 좀 보여도 맞댐 시공으로 마무리했다.

Capture_2025_1127_172751.png 곰팡이 방지 페인트 자국이 아쉽지만, 그나마 덜 보기 싫은 방향으로 다시 도배


4. 남은 자재는 보관하자


이번 도배 면적은 방 1개 조금 안 되는 크기였다. 벽지업체에 도면 보여주고 상담한 뒤 3롤 주문했고, 작년에 인테리어 하고 남은 벽지를 꺼내뒀다. 오늘 시공이 끝나니 2롤이 남아서 반품했다. 남은 자재 보관한 덕분에 94000원(1롤 가격) 아꼈다.


오늘 새로 뜯은 벽지도 조금 남아서 다시 창고에 보관해 뒀다. 마루, 타일도 언젠간 쓰려나. 아들이 둘이라 마루는 확실히 수리하게 될 것 같고, 타일은 깨질 일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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