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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효율연구소 Oct 29. 2024

육아·살림하며 내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

물건을 줄여 아낀 돈을 가전에 투자하기

아이를 낳기 전엔 내 시간이 없는 걸 견딜 수 있을지 걱정했다. 책, 웹툰, 게임, 친구들과의 수다를 놓고 살 수 있을까? 육아가 힘들고 취미생활도 못하는 삶을 내가 버틸 수 있을까?


다행히 아이를 2명 낳은 지금,  매일 3시간 이상 내 시간을 누린다. 나이를 먹으니 친구들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직접 만나는 일이 많이 줄었다. 취미 생활은 결혼하고 아이 낳기 전보다 더 많이 즐기는 것 같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건, 물건이 적고 살림 시간을 줄인 덕분이다.



1. 물건 줄이기


관리할 것이 적으면 정리, 먼지제거, 수선, A/S에 쓰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1) 처분

안 쓰는데 버리기 아까운 것은 일단 지정석을 마련한다. 커다란 상자나 서랍에 마구 집어넣자. 꽉 차면 중고판매하거나, 버리거나, 다시 꺼내 쓰자.


- 가구 → 수납용이 아닌데 사람이 아니라 물건에 묻힌 가구는 처분해도 될 것이다.

- 가전 → 와플팬처럼 느낌 있지만 자주 안 쓰는 주방가전은 처분하고, 먹고 싶을 땐 사 먹는 게 후련하다.

- 식기 → 수집가가 아니라면 평소에 쓰는 것만 남긴다.

- 옷 → 안 입는 게 눈에 띄면 큰 쇼핑백에 모은다. 리클, 철이오빠, 헌옷삼촌에 팔거나, 옷캔에 기부한다.


2) 대여

(좌) 글쓴이가 빌린 책을 두는 공간 (우) 성남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센터본점의 장난감 도서관

암만 비싸도 오래 보면 질리는 것, 유지관리하는 데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것, 다양한 것을 즐기고 싶은 것은 빌리는 걸 추천한다.


- 책 → 도서관에서 빌린다.

- 아이들 장난감 → 장난감 도서관에서 빌린다.

- 고급 의류, 가방, 액세서리 → 클로젯셰어,  리본즈, 스타일윅스 등에서 빌린다.


3) 조합

화장실 곰팡이와 냄새는 과탄산+순비누 조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

- 세제 → 소다류, 구연산, 주방세제로 웬만한 오염은 제거할 수 있다. 나는 5년째안전하고 슬기로운 천연 세제 생활』e북 사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본다. 최근 출간된 『수상한 화학책』도 볼만하다.



2. 가전 들이기


일주일에 30분 이상 쓰는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가전이 있다면 구입하는 걸 추천한다. 1주일에 30분이면 1년에 26시간을 아낄 수 있다.


1) 식기세척기

소음방지를 위해 다용도실에 초음파 식세기를 설치한 글쓴이의 집

설거지를 오래 하면 허리와 목도 아프니 시간과 건강을 지켜준다. 가습기 종류에 따라 필터 세척도 가능하다. 하부장에 식기 세척기를 둘 자리가 없는데 ㄱ자 주방 모서리가 남는다면, 초음파 식기세척기를 추천한다. 초음파 소리가 좀 시끄럽지만 과일·야채도 세척해 준다.


2) 로봇청소기

ⓒ 로보락 | ⓒ 나르왈

로봇청소기는 편하다. 직배수 로봇청소기는 더욱 편하다. 청소기 돌리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면 더 좋다. 가구는 최대한 바닥에 밀착되어 먼지가 덜 들어가는 것을 구입하거나, 청소기가 들어갈 수 있는 높이로 구입하자. 물건도 벽에 걸거나 선반에 올려두면 덜 번거롭다.


3) 세탁·건조기

ⓒ LG전자

빨래가 많지 않다면 자연건조하는 게 옷이 덜 상하지만, 시간을 아끼고 싶을 땐 건조기가 있으면 편하다. 아기가 있다면 더욱 쓸모가 많다.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옮기는 귀찮음을 해결한 제품도 최근 출시되고 있다. 해외보다 국내 가격이 비싼 게 괘씸하지만 편할 것 같다. 글쓴이는 아직 써보지 못했다.


4) 드라이기

짧은 머리의 남성이 집을 새로 인테리어 한다면, 욕실에 휴젠뜨를 설치해서 머리 말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우리 남편은 드라이 모드 켜면 수건으로 몸 닦는 동안 머리가 다 마른다고 했다. 긴 머리의 여성은 성능 좋은 드라이기를 구입하자. 모발 건강과 내 시간을 모두 아낄 수 있다. 나는 원래 쓰던 드라이기가 멀쩡해서 아직 구입하진 못했지만, 써본 것 중엔 다이슨 에어랩이 좋았다.



3. 살림 줄여 확보한 시간

아이가 1명일 때와 2명일 때의 일주일 루틴 비교

글쓴이는 23개월 차이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고 있다. 어린이집에 맡기는 시간 빼고 오롯이 부부가 가사와 육아를 맡고 있다. 집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게 편하지 않아서 친정, 시댁에선 김치와 나물반찬 도움 외엔 받지 않고 이모님도 모셔본 적 없다. 육아휴직은 첫째 땐 일이 많아 못 썼고 둘째 때 쓰고 있다.


첫째를 키울 땐 로봇청소기와 식기세척기가 없었다. 둘째를 낳고 4개월 후에 새 집에 인테리어를 해서 직배수 로봇청소기와 초음파 식세기를 설치했다. 덕분에 살림 시간이 줄었고, 아이가 1명 늘어서 줄어든 부부의 자유시간은 1주일에 4시간뿐이다.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없는 분은 그만큼 더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적은 물건으로 아낀 돈을 가전에 투자해서 자신에게 해방감을 선사한 삶. 개인적으론 무척 만족스럽다.


1) 평일

글쓴이의 평일 일과

아침에 1시간 30분이면 두 아이의 식사 준비, 식사, 뒷정리, 등원 준비가 모두 끝난다. 식사는 샐러드와 빵, 김밥, 시리얼, 오믈렛, 팬케이크, 카나페처럼 시간이 적게 걸리는 걸 먹는다. 설거지와 바닥청소는 식세기와 로봇청소기에게 맡긴다. 아이가 집에서 더 놀려고 하면 등원이 15분까지 지연되기도 하지만 허용범위다.


아이들이 하원하면 2시간 30분의 타임어택이 시작된다. 고기와 채소가 있는 식사를 준비하고, 먹고, 정리한다. 요리는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완성하거나, 프라이팬에 금방 조리되는 것을 택한다. 정리가 편하도록 그릇을 가능하면 적게 사용한다.


남편은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7시 30분이 넘어 귀가한다. 그때까지가 내겐 가장 혼미한 시간이다. 혼자 밥을 못 먹는 10개월 둘째 이유식을 먹이며, 혼자 밥을 먹지만 챙길 게 많은 33개월 첫째의 요구사항을 들어준다. 틈틈이 내 밥도 입에 넣는다. 


둘째는 이유식을 마시듯이 꿀꺽꿀꺽 금방 다 먹는다. 첫째는 노래도 하고 반찬으로 놀이도 하며 천천~히 먹는다. 남편이 집에 왔을 때 모두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정리해서 식세기를 돌린 상태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럼 남편이 아이들을 순서대로 이 닦고 씻기고, 나는 그동안 식탁과 아기의자, 식사공간 바닥을 걸레질한다.


8시에서 8시 30분 사이 모두의 잘 준비가 끝난다. 둘째는 조금, 첫째는 조금 길게 놀아주다가 재운다. 둘 다 각자의 방에서 분리수면을 한다. 둘째는 8시 40분 전후, 첫째는 9시~ 9시 15분 사이 잠든다. 평균 9시에 모두 재우고 우리는 자유시간을 누린다. 가끔 첫째가 자다 깨서 울며 달려올 때가 있지만 금방 다시 잠든다.


2) 주말

글쓴이의 주말 일과

주말에 아이들이 깨어있을 땐, 한 명이 아이들을 보고 한 명이 집안일을 할 때가 많다. 아이가 1명일 땐 일 할 게 없을 땐 부부가 교대로 쉬었는데, 아이가 둘이  되니 이건 힘들어졌다. 


둘째는 8개월이 지나고부터 낮잠을 길게 자기 시작했다. 덕분에 두 아이의 낮잠 시간을 맞춰 재우면, 부부 모두 2시간 푹 쉴 수 있다. 


주말 오후는 낮잠으로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외출은 오전에 하는 편이다. 집안일이 많지 않을 땐 아이들과 놀이터, 공원, 수족관, 동물원 등에 놀러 간다. 외출하면 우리도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결혼을 늦게 한 편이라 먼저 결혼한 친구들이 아이들과 주말마다 나가는 열정이 존경스러웠는데, 내가 그 입장이 되니 주말외출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전략임을 알았다.


주말 저녁은 식사를 느긋하게 준비할 수 있어, 손 많이 가는 요리를 시도할 때가 있다. 보통 이유식 재료로 쓰고 남은 채소에 고기나 새우를 더해 소금, 간장, 굴소스, 토마토소스와 조합해서 먹는 편이다. 평일엔 요리를 오래 못하니 주말에 안 쓰면 채소가 시들기 때문에, 재료가 있으면 귀찮아도 요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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