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타이핑으로 들려주는 너의 오늘

by 인생정원사 선우
정원이에게 그날 그날 이야기를 타이핑해주면서 들려주는 하루의 일기. 정원이의 마음에 엄마의 상상을 한 스푼 더 했습니다. 이야기는 가장 최근의 이야기입니다.



4월 7일

오늘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어요. 눈을 뜨니 머리가 아팠어요. 나가자고 울었어요. 바지를 들고 엄마에게 갔어요.

엄마랑 차를 타고 갔어요. 작업실 주차장에 내렸지만 다시 차로 도망갔어요. 나는 실내가 싫어요. 차만 타고 싶어요. 한참 타니 배가 고파졌어요. 집에 와서 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나는 기분이 나아졌어요. 밥을 두번 먹고 욕실에서 거품놀이도 했어요. 그런데 심심해졌어요.

갑자기 나가고 싶어졌어요. 엄마가 안된다고 하니 속상했어요. 계속 나가자고 했어요. 엄마손을 손톱으로 꾹 눌렀어요. 피가 났어요. 엄마는 그래도 안된대요. 엄마가 울었어요. 나도 울었어요. 내가 아픈만큼 엄마도 아프대요. 내가 학교를 안가면 엄마가 힘든가봐요. 나는 학교를 가면 힘든데.

아빠가 잠깐 왔어요. 엄마는 약을 먹고 잠들었어요. 항생제랑 진통제래요. 엄마의 약봉지는 나만큼 많아요. 나는 아빠와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을 먹었어요. 아주 맛있었어요.

아빠는 다시 회사에 갔어요. 나는 엄마랑 빵집에 갔어요. 차안에서 듣는 라디오 음악소리가 좋아요. 기분이 좋아졌어요. 엄마는 아침에 아빠가 먹을 샌드위치를 샀어요.

지금은 깜깜한 밤이예요. 학교의 규칙은 집보다 어려워요. 그러면 엄마는 집에서 공부하재요. 싫어요. 나는 놀고 싶어요.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엄마가 내일부터는 집에서도 공부한대요. 아. 큰일났어요.

또 배가 고파졌어요. 식판을 가져왔어요. 난 간식도 밥으로 먹거든요. 이제 엄마에게 타이핑해달라고 노트북을 가져왔어요. 지금 졸립지만 자고 싶지 않아요.




4월 8일

오늘도 정원이는 늦게 일어났어요. 하지만 어제보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어요. 오늘도 일어나서 엄마한테 나가자고 떼를 썼어요. 하지만 엄마는 아침을 먹고 나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아침을 먹고 백화점에 나갔어요.

아직 아프다고 표정관리를 했어요. 하지만 백화점에 내리니 너무 신이 나지 뭐예요? 그래서 기분이 좋아서 소리를 삑 질렀어요. 엄마가 커피를 먹어야 한대요. 주차등록을 기다리는데, 뒤에 아줌마가 나보고 잘생겼대요. 헤헤.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아뿔싸.

엄마가 눈치챘어요. 신나는 표정을 딱 걸렸어요. 엄마가 내가 정말 괜찮은지 학교에 간대요. 음? 안 괜찮은거 같은데요?정말이야, 엄마.

내내 기분이 좋다가 학교 주자창에 들어가니 일단 울음부터 나지 뭐예요? 하지만 엄마는 속지 않았어요. 내가 월요일이랑 표정부터 다르대요.. 아무리 울어도 선생님이 올 때까지 차는 출발하지 않았어요. 인사만 하고 내일부터 학교에 간대요. 계속 잉잉 울면서 아픈척 했어요. 하지만 내일은 3-4교시만 학교에 간대요. 연습이래요. 엄마가 나는 이제 안아프대요.

엄마는 선생님에게 말했어요. "부탁해요." 나는 이 말을 아주아주 자주 들어요. 그래서 알아요. 선생님과 손짓으로 [안녕]하고 인사하고 출발했어요. 엄마는 나에게 말했어요.

"정원아, 엄마는 정원이를 믿어. 잘 할 수 있을꺼야."

큰일이예요.

하지만 표정으로 엄마를 속일 수 없었어요. 학교를 떠나니 다시 급방긋하고 웃었거든요. 내일 잘 하기로 새끼손가락으로 약속했어요.

...잘 할 수 있을까요? 나는 아직 힘들다구요.

... 학교만...




4월 9일

오늘도 정원이는 일어나기가 싫었어요. 왜냐하면 1시에 잤거든요. 오늘은 비가 아침부터 왔어요. 아침을 먹었어요. 왠지 나가야 할 것 같아서 같이 갔어요. 학교에 도착했는데 살짝 도망가려다 엄마에게 업혀서 갔어요. 10시 반에 교실에 도착했지요? 응가를 했는데 누가 만지는 건 싫었어요. 엄마가 오면 좋을텐데.. 1시에 엄마를 만나서 엉엉 울었어요. 나오자마자 기분이 나아졌어요. 집에 와서 엄마랑 점심 밥을 먹고 노니까 아빠가 왔어요. 아빠는 저녁을 먹고 다시 일하러 갔어요. 집이랑 회사가 5분 거리거든요? 아빠가 온 사이에 엄마는 한숨 잤대요. 조금 전에 엄마랑 비오는 길을 드라이브했어요. 집에 오니 나는 자꾸 울먹거려요. 기분 조절이 어려운 거래요. 비밀인데, 엄마도 그런 거 같아요. 비오는 날이라 그렇대요. 정말일까요?



4월 12일

정원이는 어제 2시 다 되어 잤대요. 오늘 11시에 일어났지 뭐예요. 오늘은 바깥에 나가고 싶지 않아서 빈둥빈둥 놀았어요. 어제 목욕할때 내 머리카락이 더워보인다고 아빠가 잘랐어요. 삐죽삐죽 잘라서 엄마가 오늘 종일 나를 따라다니며 머리를 예쁘게 다듬어 주었어요. 아빠가 내 눈썹이 아주 예쁘대요. 기분 좋았어요. 오늘은 기분이 좋은데 늦잠을 자서 아직 졸리지 않아요. 엄마에게 노트북을 가져갔어요. 요즘 엄마랑 입모양 따라하기 놀이도 많이 해요. 주세요 할때는 쭈 입모양도 한답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어요. 정원에 엄마가 잡초를 뽑고 정원이는 아빠랑 마당으로 나가서 현관으로 들어오기를 다섯 번이나 했답니다. 어제도 오늘도 저녁때 엄마랑 백화점 지하의 슈퍼에 갔어요. 오늘은 두부 2모랑 정원이 쥬스랑 엄마 녹차랑 대패목살 한팩을 샀어요. 엄마와 장을 볼 때는 늘 3-4가지만 사요. 그리고 다이소에 들러서 풍선도 하나 샀어요. 엄마랑 나는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4월 13일

정원이는 오늘 9시에 일어났어요. 새벽 2시 반에 잤거든요. 깨기 싫었는데 엄마가 귀를 팠어요. 나는 벌떡 일어났어요. 늦잠자면 학교에 못간다고 하니 더 일어나기 싫었어요. 어제 한밤중에 밥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엄마차를 타고 학교에 갔어요. 공익 형아랑 교실로 갔어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콩콩 뛰었어요. 선생님이 바짝 깎은 내머리가 장꾸 같다고 귀엽대요. 그래서 장난도 많이 쳤어요. 학교 끝나고 엄마랑 병원에 갔어요. 오늘 내가 괜찮아 보인대요. 짜증이 없어졌대요. 병원은 장난감이 많아서 좋아요. 기분이 좋아서 웃었더니 의사선생님이 맘대로 살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약으로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해주고 싶으시대요. 엄마는 일단 집에서 가르쳐 보겠다고 했어요. 오늘은 내 기분이 좋아서 외할머니 집에 갔어요. 김치랑 연어구이를 주어서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칭찬을 많이 받은 하루여서 정원이는 기분이 참 좋았어요. 이제 졸려요. 엄마랑 잘꺼예요. 정말?




4월 17일

오늘은 정말 정말 정말 일어나기 싫었어요. 어제도 그저께도 계속 두시에 잤대요. 어제는 너무너무 졸렸는데 잠은 안왔어요. 딩굴딩굴 침대에서 옹알옹알 소리를 내다보니 2시가 넘어서 잠들었대요.

아, 그런데 오늘 체육대회였어요. 정원이는 지각을 했어요. 9시 50분에 학교에 도착했어요. 담임 선생님이 방금 시작했다고 했어요. 정원이는 공 굴리기를 잘 했어요.

바람이 불더니 눈이 너무너무 간지러웠어요. 그래서 막 울었어요. 울다보니 기분이 나빴어요. 기분이 안좋아서 밥을 안먹었어요. 너무 세게 비벼서 눈이 빨갛대요. 보건실에 가서 약을 먹었어요. 약을 먹으니 조금 졸렸어요. 밥을 먹고 싶지 않았어요.

띵동.

아 집에 갈 시간이예요. 다 같이 내려가 엄마를 만날 시간이예요. 엄마를 만났어요. 선생님이 오늘 일을 엄마에게 말해줬어요. 정원이는 엄마손을 잡고 차에 갔어요.

차에 맛있는 과자가 있었어요. 엄마가 농협에서 사온 양파메일칩이래요. 냠냠 먹고나니 기분이 좋았어요. 엄마랑 차로 주유소에 갔어요. 차도 밥을 냠 먹는 거죠?

외할머니 집에 갔어요. 할머니가 김치우동을 끓여줘서 아주 조금 먹었어요. 정원이는 집에 가고 싶었어요. 갑자기. 엄마가 1시간 만에 가자는 거냐고 그럼 차 막히기 전에 가자며 주차장으로 내려갔어요.

집에 도착할 때 쯤 비가 왔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물놀이를 했어요. 물로 씻으니 눈이 덜 간지러웠어요. 배가 고파졌어요. 엄마가 만두국을 끓여줬어요. 지금 밥을 한 번 더 먹고 엄마한테 노트북을 가져다 줬어요. 엄마가 오늘은 꼭 일찍 자주면 좋겠대요.

엄마는 언어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이번주 내내 못했다면서 꼭 일찍 자달래요. ... 싫은 걸요? (숙제가)


4월 20일

정원이는 어제 엄마랑 아빠랑 멀리 차를 타고 갔어요. 도착하니 까만 강아지가 멍멍 짖었어요. 예쁜 동생이 오리랑 닭을 소개해줬어요. 숨어있는 하얀 토끼가 보고 싶었지만 못 들어갔어요. 연못 옆 잔디밭에서도 신나게 뛰었어요. 고양이도 두 마리 있었어요. 까만 강아지를 한번 만져봤어요. 돌아오는 길에도 무척 신이 났어요. 저녁도 많이 먹었어요.

캄캄한 밤이 되자 졸렸어요. 그런데 갑자기 콧물이 줄줄 흘러요. 눈도 빨개졌어요. 졸립지만 잠을 잘 수 없었어요. 2시가 되어 깜박 잠들었다가 엄마를 4시에 깨웠어요. 그리고 다시 잠이 오지 않아요.

아침이 되었어요. 정원이는 못 자서 몽롱해요. 밤은 샜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엄마가 그런 걸 비몽사몽이래요. 엄마 뭘 물어보는게 잘 모르겠어요. 그냥 소리를 내고 콩콩 뛰었어요. 밤새 오요요 같은 소리를 냈어요.

엄마는 학교에 정원이는 오늘 못간다고 연락했어요. 이따 병원에 갈거래요. 엄마가 '보글보글'하자고 했어요. 따뜻한 물을 한 가득 받아서 한참 목욕하니 눈이 덜 아파요. 엄마가 코 자자며 약을 먹여 줬었어요. 노트북 가져다 주니 엄마가 옆에서 어제 이야기를 해줬어요. 눈이 스르르 조금 더 감겨요.


4월 21일

오늘은 아침부터 기침을 했어요. 약을 먹고 학교에 갔지요. 학교를 마치고 소아과에 가서 약을 또 타왔어요. 엄마는 점심때 김밥을 먹었대요. 그런데 배가 아프대요. 엄마가 화장실에 갔어요. 정원이는 거실에 혼자 있으니 초록색 병이 생각났어요. 초록색 병이 뭐냐구요?

지난주에 몰래 아주 조용히 싱크대로 갔어요. 그리고 문을 열었어요. 왜냐면 초록색 병이 있거든요? 그 병은 아빠가 못만지게 했거든요. 궁금했어요.

컵에 몽땅 따랐어요. 조심, 조심... 와, 아주 고소한 냄새가 나는거예요! 히히. 손가락으로 콕 찍어서 먹어보니 맛있었어요. 엄마가 컵에 있는 걸 다시 담아서 숨겼어요. 흥.

지난 주 생각이 나서 또 주방에 갔어요. 초록색 병이 안보여요. 그래서 병을 꺼내서 거실로 갖고 왔어요. 모래 같은 게 담겨 있어요. 엄마의 나무 판에 다 쏟았어요. 손으로 문질 문질 너무 재밌는데, 아주 조용히 해야해요 신나거든요. 앗 엄마가 왔어요!

발에 자꾸 까끌까끌 밟혔어요. 엄마가 청소기를 갖고 왔어요. 그런데 청소기가 벌써 고장났어요.

이상해요. 장난치기 전에 청소기가 먼저 고장났어요.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엄마 몰래 장난치는 것 너무 재밌어요! 그저께는 서랍안에 드라이기를 꺼냈어요. 그 위에 엄마 화장품을 쏟아서 발라줬어요. 톡톡톡, 향긋한 냄새가 났어요.

어지르면 엄마랑 정리정돈을 같이 해야 해요. 그래서 조금 고민되요, 할까, 말까?



4월 23일

수영장에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정원이는 7시에 일어났어요!

눈을 뜨니 수영복이 보여서 입고 언능 간다고 했어요. 두근 두근 신이 났어요!

엄마랑 학교에 8시 40분에 도착했어요! 끝나고는 아빠가 데리러 왔어요. 아빠랑 집에 도착하니 엄마도 왔어요. 엄마는 수채화를 그리고 왔대요.

오늘은 완벽한 하루예요. 선생님이 아주 잘 했다고 기특하대요!

신이 나요. 어 엄마가 너무 신이 나면 잠이 안온다는데... 소풍 간 날 처럼 잠이 안올까봐 조금 걱정이예요. 다행이예요.. 10시쯤 정원이가 잠들었대요.

늦을까봐 눈을 떴어요. 아직 캄캄해요.

몇시죠? 1시래요. 아, 잠이 깨어버렸어요. 정원이는 엄마 옆에서 옹알옹알, 딩굴딩굴 아침이 오길 기다렸어요.


4월 24일

정원이는 콜록콜록 기침하다 잠에서 깼어요. 엄마랑 꼬박 밤을 새었어요. 엄마도 기침을 해서 5시에 아빠랑 교대를 했어요. 정원이는 6시쯤 잠들었대요.

어쩌죠? 엄마도 머리가 아프대요. 어라? 나도 그래요. 정원이 감기가 엄마에게도 옮았대요. 학교에 결국 못갔어요. 점심을 먹고 나니 졸렸거든요. 감기도 낫지 않아서 계속 아파요. 엄마가 밥을 차려줘서 냠냠 먹었어요.

오후가 되니 엄마가 일어나지 못해요. 엄마도 아프대요. 엄마는 눈을 부릅뜨고 있어요.

아빠가 5시쯤 와서 와서 정원이랑 밥을 먹는 동안 엄마는 잤어요. 다시 아빠가 회사에 갔어요. 엄마가 약을 먹여주고 같이 놀다가 잠들었어요.

다음날 눈을 뜨니 엄마가 일어나지 못해요. 엄마는 주사 맞으러 간대요. 엄마는 콧물도 기침도 없는데 머리가 아프대요. 어지럽대요. 힘이 없대요. 엄마에게 노트북 해달라고 가져갔어요 . 토요일 이야기를 엄마는 마저 써줄 수 있을까요?


4월 27일.

정원이는 오늘 3일만에 학교에 갔어요. 그런데 오늘은 공익샘이 마중을 오지 않았어요. 정원이처럼 공익샘도 아파서 못왔대요. 그래서 실무사 선생님이 와서 쪼금 더 버텨봤어요. 그래서 웨건을 오랜만에 타고 올라갔지 뭐예요?

끝나고 눈이 빨간채로 엄마를 만나서 엄마는 울었니? 하고 물었어요. 선생님 울지 않고 눈을 비벼서 그렇다고 대신 말해줬어요. 꽃가루가 너무 많아서 눈을 자꾸 비비게 되어요. 자꾸 눈이 퉁퉁 부어요. 그래서 매일 약을 먹어요. 끝나고 엄마랑 차를 타고 회전목마를 탔어요. 정원이 바지랑 티셔츠도 샀어요. 그리고 엄마가 슬쩍 물었어요. 오늘은 인지 수업 가겠니?

왠지 끄덕 했어요. 두 달 반만에 센터에 도착했어요. 엄마 손을 잡고 올라갔어요. 하지만 두근 거렸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너무너무 어려운데. 어려운 기분은 싫어요. 센터 문 앞에서 다시 엘리베이터로 도망갔어요. 엄마랑 공원에서 놀았어요. 엄마는 꽃이랑 내 사진을 찍었어요.

놀다보니 손이 더러워졌어요. 엄마가 손씻으러 가자고 했어요. 기분이 좋아져서 다시 끄덕 했어요. 손을 씻으러 화장실로 갔어요. 센터 안에도 세면대가 있어서 엄마랑 쏙 들어갔어요. 보글보글이 재밌거든요.

그런데 수업시간이 다가오니 도망가고 싶었어요. 엄마가 꼭(꽉) 잡고 한번만 해볼까? 하고 물었어요.

엣헴! 수업을 했어요.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어요. 하기 전엔 겁이 났어요. 엄마가 딱 1주일에 1개만 해보자고 해요. 막상 하고 나니 기분이 괜찮았어요. 집에와서 보글보글 욕조에서 거품 놀이도 하고 저녁 밥도 맛있게 먹었어요.

아, 정원이 대신 엄마는 언어 선생님하고 따로 공부해서 집에서 나랑 공부한대요. 흥, 엄마는 나보다 잠도 많아서 힘들 거 같은데? 히히.


4월 28일.

정원이는 오늘 아침에 씩씩하게 학교에 갔어요. 오늘은 10분 밖에 안 늦었어요. 도서관에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배가 부글부글 아팠어요. 날씨는 덥고축축했어요!

앗! 갑자기 집에가고 싶어졌어요. 학교는 나가는 문이 잠겨있어요. 답답해요. 울었어요. 엄마는 학교 끝날 때 온대요. 싫어요! 울었어요. 밥도 먹지 않았어요. 울었어요 계속. 싫어요!

드디어 끝날 시간이 됐어요! 웨건을 태워줬어요. 엄마차로 갔어요.

나는 얼굴이 빨갰어요. 엄마 차에 타면 금방 기분이 좋아졌었는데 아무리 타도 눈물이 나요. 엉엉 울었어요. 이상하게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엄마가 배가 아프냐고 두드리면서 물었어요. 나도 따라서 배를 두드렸어요. 30분 차를 타고 병원에 갔어요. 주차장에 도착하니까 내리기 싫었어요. 안 내릴거야! 버텼어요.


엄마는 그럼 집에 가서 비상약을 먹자고 했어요. 집에 도착해서 약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저녁 밥을 먹으니 트림이 났어요. 다시 눈물이 났어요. 다시 나가고 싶어졌어요.

엄마가 약을 먹고 양치도 하고 옷도 갈아입자고 했어요. 다 했어요. 아빠랑 킥보드 타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왔어요. 기분이 나아졌어요. 집에 온지 5분이 지나니까 또 눈물이 나요. 기분이 안좋아요. 그래서 다시 나가고 싶어요. 울었어요.

8시에 약 먹고 나가자고 기다렸어요. 기다리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오늘은 매일 먹는 약 두 개 , 눈 아픈 약, 배 아픈 약까지 네 번 먹었어요. 지금도 눈도 계속 간지럽고 배도 아파요. 꽃가루 미워요.

지금은 엄마 옆에서 발을 엄마 발 아래 끼우고 엄마 타이핑 소리를 듣고 있어요. 태풍은 아마 몸이 불편하면 오나 봐요. 그게 처음은 아주 작은 바늘을 밟은 것 같아요. 바늘이 풍선을 찔러요. 그러면 팡! 하고 터져요. 갑자기 태풍이 오고, 태풍이 오다 보면 왜 퐁! 하고 터졌는지 정원이는 잊어버려요.


엄마는 늘 답을 찾아요. 정원이 생각에는 답은 없어요.

그때 그때 풍선을 터뜨리는 건 달라요. 하지만 난 그걸 말할 수 없어요.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언제 터질지 엄마도 정원이도 몰라요. 엄마는 그래도 계속 찾아요. 막을 수 없다면 내가 덜 힘들게 지나가면 좋겠대요. 이번엔 엄마가 울지 않아요.


... 나도 조금 더 씩씩해 질래요!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