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재활 수업을 온몸으로 거부하며 힘들어하던, 정원이. 1주일 뒤, 하교때 OX 카드를 보여주고 물어보았다.
엄마: 정원이 오늘 언어센터(이름) 갈 수 있어?
정원: [네]
엄마: 센터가면, 공부할 수 있는데 괜찮아?
정원: [네]
다행히 언어수업을 기분 좋게 들어갔다. 치료사와 마이토키와 1-10 팝잇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치료사: 지난주에 기분이 어땠어?
정원: [불편했어]
치료사: 얼마나 힘들었어?
정원: [10]
치료사: 왜 힘들었어?
정원: [어려워]
치료사: 오늘은 소리연습할 수 있어?
정원: [네]
다행이다. 1주뒤 수업에서는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지난 주말 변기가 막혔다. 최근 들어서야 변기물(?)에 관심을 갖게 된 정원이. 아무래도 뭔가 넣은거 같다. 거실 욕실에서 주로 갖고 놀던 것 중 스텐 소주컵이 보이지 않는다. 심증은 분명 이분이 범인이다. 그저께 OX카드와 고개짓을 동원해 함께 심문(?)을 했다.
엄마: 변기에 요만한 컵을 퐁당했어?
정원: ... (웃음)
엄마: 변기에 퐁당 안했어? (도리도리로 힌트 줌)
정원: (도리도리) ... 안했다는 뜻. 계속 웃음.
엄마: (수상한데..., OX를 가리키며) 했어? 안했어?정원: (망설이며) [X] (실실 웃음)
이틀뒤 오후에 변기 수리공이 왔다. 뭔 철로 된게 있는데요? 7만원에 뺄 수 있었다. 뜯을 각오였는데 다행이다. 나온건 역시나 스텐컵.
엄마: 엄마가 오늘 변기를 뚫었는데 컵이 나왔어.
엄마: 정원이가 했니?
정원: 끄덕.... (도망)
심문 내내 절대 넣었다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던 정원이. 평소엔 대충 대답하면서 말이다.
지원사님과 산책을 다녀온 정원이. 제법 표정이 밝다. 그저께 일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묻는다.
엄마: 오늘 나갔다 온거 괜찮았어?
정원: [4]
엄마: 엄마랑 있으면 어때?
정원: [10]
엄마: 아빠랑 있음 좋아?
정원: [6]
그래도 올데이 같이 있을 순 없구나, 쏘리. 엄마 무릎에 물 찼다 아들아.
집안에서도 1-2미터 간격으로 정원이를 쫓는다. 전에는 눈으로 따라갔다면 요즘은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철벽마크를 해야 한다.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아이는 점점 크고 힘으로는 안되니 더욱 더 지시수행을 가르쳐야 한다. 요즘 웃으면서도 슬쩍 장난칠 곳을 찾거나 말썽을 부리는 정원이. 조금 성장했지만 엄마는 늙는 기분이다. 아, 엄마는 이미 늙었지.
오늘 세탁기만 다섯번 돌리는 중이야. 아, 소변실수하고 약도 통채로 쏟고 말이지. 아, 방학이란 그렇게 즐거운가 보다. 행복하니? 아들아. 엄마는 일요일부터 체해서 오늘까지 거의 밥을 못먹고 바나나나 뭐 이런거로 버티는중이란다. 정원이가 한입씩 먹여서 같이 먹어야 삼시세끼 먹거든. 후. 그래도 방학이 있어야 학기가 행복하겠지? 오늘 그림 그려서 그나마 멘탈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인듯. 어제 맞은 링겔 덕분이려나? 그래도 이불 말고는 뭐 코렐이나 토분이 깨지거나 그런건 아니니깐 다행이라 생각하는 중이야. 아, 아이아빠 퇴근하면 안방에 문 잠그고 수건개야지. 일단 누워야하려나. 무릎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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