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삶의 쉼표처럼 명상하다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느린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느린 여정에 눈높이를 맞추고, 깊은 호흡을 나누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돌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빠르게 살아온 나를 내려두고, 느리게 세상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오롯이 눈앞에 마주한 것에만 집중하는 일종의 마음훈련을 하고 있어요. 아직은 부족한 ‘걸음마명상’이지만, 이곳에 저의 명상을 기록하며 느리게 세상과 만나는 법을 함께 찾아가 보고자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지금을 잃지 말자.
마주한 오늘과 현재에 충실하자.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얻은 나름의 원칙인데, 명상의 원리와도 맞닿아 있더라고요. <나의 마음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관찰하는 시간>과 <끊임 없는 걱정과 잡념에서 나의 마음을 분리해 보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공간을 마련해 보았어요.
특별히 시간을 내어 조용한 순간에만 명상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 틈틈히 마음먹은 순간에 명상을 합니다. 소소한 그 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놓아둡니다. 명상은 감정을 잊는 것은 아니랍니다.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그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이더라고요."
때때로 내 감정이 <태풍처럼 몰아치는 분노>, <이슬처럼 반짝이지만 잊혀버린 기쁨>처럼 너무 빨리 지나는 감정은 천천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마치 느린 재생화면처럼 관찰하고 놓아두고 바라보면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거죠. 그럼 감정의 본질에 다다르면서도 그 감정의 한가운데에 쓸려가지 않을 수 있는 거 같아요. 감정 안에 놓이면 바르게 나를 관찰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스스로를 안아줍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을 때, 길을 걸으며,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순간, 운동을 하며, 잡초를 뽑으며 코 끝에 흙냄새를 맡으며, 명상을 합니다.일상의 모든 곳에 작은 조각보처럼 명상이 모여 힘을 주어 평안의 하루를 만들어갑니다.
다시 일상으로 녹아듭니다.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로 하루를 숨쉴 수 있습니다.
우리, 명상하고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