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속에서도 배우는 게 있다. 나를 조금 더 아는 일.
나는 시험기간이 참 힘들다.
매일 복습을 하면 쉬워질 걸 알면서도, 막상 시험이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밤낮이 바뀌고, 괜히 연애 프로그램을 몰아본다.
그러다 벼락치기를 하지만, 이상하게 성적은 또 그럭저럭 나온다.
그래도 이번 시험 기간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게으르면서도, 혼자 있으면 심심해하는 사람이라는 것.
항상 노트 한 권에 수업 자료와 교재를 단권화하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번엔 시간이 너무 없어서 방식을 바꿨다.
모든 수업 자료를 프린트해 버린 것이다.
놀랍게도, 속도가 12배는 빨라졌다.
한 과목에 3일이 걸리던 것이, 6시간이면 1회독이 가능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수업 자료를 매번 이렇게 프린트해서 공부하면 훨씬 빠르겠다.”
시험공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더했다.
요약을 녹음해서 듣기.
눈으로만 보는 대신, 귀로 들으며 복습한다면 하루 종일 반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매일 복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생각이 떠올라 스레드에 가볍게 올렸는데,
어느 순간 좋아요 수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조회 수가 10만 회를 넘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만 시험기간에 지친 나에게 도파민 한 방울을 떨어뜨려 준 건 확실하다.
예상치 못한 관심은 피곤한 마음에 묘한 위로를 줬다.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세상이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다.
결국 시험공부도, 인생도 요령을 알아가며 나아가는 것 아닐까.
시험기간은 늘 어렵고, 힘들고, 지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