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는 전부처럼 보이던 일도, 조금 떨어져 보면 결국 하나의 장면
살다 보면 유난히 크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다.
별일 아닌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
누군가의 한마디가 며칠 동안 마음을 무겁게 짓누를 때가 있다.
그때의 나는 늘 너무 가까이에서 그 일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너무 가까이 바라보면 사소한 일조차
삶 전체를 덮을 만큼 커진다.
지금의 감정이 전부인 것 같고,
이 고통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단지 시선이 너무 붙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커 보이던 일들이
조금씩 작아진다.
그때는 내 인생의 중심 같았던 일도
지금은 그저 지나간 장면 중 하나가 되어 있다.
그때의 나를 삼켜버릴 것 같던 감정들도
결국은 내 안의 작은 흔적으로 남았다.
멀리서 본다는 건 외면이 아니다.
그건 나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잠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숨을 고르는 일이다.
그 거리가 생길 때,
비로소 나는 내 삶의 전경을 다시 볼 수 있다.
그 안에는 내가 놓쳤던 것들,
그리고 여전히 나를 지탱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살면서 겪는 일들은 그때마다 너무 크게 느껴지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모두가 조금씩 작아진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조금 더 넓은 눈으로 보게 되고,
고통조차도 ‘필요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멀리서 본다는 건 결국,
삶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다.
지금의 문제를 작게 만든다는 건
그만큼 내가 크게 자랐다는 뜻이기도 하다.
삶이란 그렇게,
큰 것들을 작게 만들며 살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요즘 나는 힘든 일이 생기면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한다.
“조금만 거리를 두자.
지금은 커 보이지만, 언젠가는 작아질 거야.”
그 말을 되뇌는 순간,
마음의 중심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제야 알게 된다.
멀리서 본다는 건 도망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또 다른 용기라는 걸.
우리는 결국, 수많은 ‘커 보이던 일들’을 지나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단단하다.
그리고 언젠가 이 순간조차도
멀리서 보면 작은 점 하나로 남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모든 건 결국 지나간다.
그러니 지금의 크기에 너무 눌리지 말자.
그건 언젠가 작아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