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고 싶은 마음과 계산기의 간극
오늘 동아리 활동으로 화담숲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출발해, 케이블카를 타고, 숲을 한 바퀴 돌며 사진도 찍고 신나게 웃었다.
비가 살짝 내렸지만 오히려 더 운치 있었다.
그렇게 하루를 꽉 채워 놀고 나서 저녁에는 뒤풀이 겸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는 학교로 돌아가야 해서 오래 있지는 못했다.
식사 자리에서 30분쯤 앉아 밥 한 그릇 정도만 먹고 나왔다.
그런데 나중에 정산 요청이 2만 8천 원으로 올라왔다.
그 금액을 보고 웃음이 먼저 나왔다.
“아, 또 이런 일이구나.”
나는 왜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까.
술을 마시지 않으니 술값이라도 조금 빼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예전 같았으면 속상하다고 찡찡거렸겠지만,
이제는 그냥 마음속에서만 소음처럼 웅웅대는 스트레스로 남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지만, 그 자리에는 언제나 돈이 따라온다.
그래서 가끔은 생각한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아껴가며 살아야 하지?’
하지만 또 답은 단순하다.
지금은 모으는 시기니까.
지금은 미래를 위해 아껴야 하는 시기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해결책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예산을 미리 정해두면 된다.
이번 달 ‘모임 예산’을 따로 만들어두고, 그 돈이 다 떨어지면 더는 나가지 않는 것이다.
그게 조금은 현실적인 타협일지 모른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내 재정도 모두 중요하다.
문제는 그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늘 헤매게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쓴 돈’보다 ‘남은 돈’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게 내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만든다.
오늘도 잠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사실 화담숲에서의 시간은 참 좋았다.
같이 웃고, 사진 찍고, 잠시 현실을 잊었던 그 순간들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결국 나는 또 다음 모임에 나가게 될 것 같다.
청춘의 하루는 언제나 계산기와 감정 사이 어딘가에 있다.
지갑은 얇아도, 기억은 두꺼워지니까.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렇게, 나만의 균형을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