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의 민낯과 기본기: 누군가의 노동 위에 서지 않기

“빌런이 없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빌런이 아닐지 먼저 돌아보기”

by IN삶

팀플이라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누군가는 발표가 쉽다 하고, 누군가는 자료조사가 편하다 하는데,

셋 다 열정적으로 하는 나로서는 셋 다 어렵습니다.

어쩌면 어렵다는 말보단, 각 과정의 책임이 너무 분명하게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오늘은 ‘내가 하는 방식’을 기록해 두려 합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가?” 싶은 것들이

사실 기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서요.



1. 자료조사란, 자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리·가공하는 것


자료조사는 PPT의 기반이자, 발표자를 위한 추가 정보가 되는 과정이에요.

따라서 ‘링크 몇 개 던져놓기’로 끝나선 안 됩니다.


내가 하는 기본 원칙은 이렇습니다.

• PPT에 들어갈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요약하기

• 한글/워드 작성 시 줄글 금지

• 키워드 굵게, 색 강조

• 2~3줄 요약 텍스트

• 이미지·도표는 링크까지 포함해 전달

PPT 담당자가 다시 찾기 쉽도록.

• AI는 개요만. 실제 자료는 학술지·논문·통계·공신력 있는 사이트로

AI는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못하기에 교차 검증은 필수입니다.


자료조사의 본질은 ‘자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팀원의 작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형태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PPT 담당자도, 발표자도

“아, 뭘 말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2. PPT는 예쁜 슬라이드가 아니라 ‘전달 도구’


PPT는 발표자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렇기에 PPT의 방향은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보고서형 PPT

• 찾은 자료를 거의 그대로 보여주는 형식

• 글자 많아도 상관 없음

• 출처·도표·그래프 중심

• 심플하지만 정보량이 많음


발표형 PPT

• 대부분의 대학 팀플 PPT가 이 유형

• 키워드, 이미지, 도표 중심

• 발표자가 자료조사 내용을 ‘말로 풀어내는 구조’

• 시각적 강조, 적절한 글자 크기, 색 조합 중요


발표형 PPT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발표자가 이 자료를 보고 말할 수 있는가”예요.


그러려면 PPT 담당자는

자료조사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를 조율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종본은 pdf로 한 번 더 저장.

글자가 깨지는 참사를 방지할 수 있죠.



3. 발표자는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전달하는 사람’


발표를 잘한다는 건 말만 잘하는 게 아닙니다.

자료 전체 구조를 이해하고, 흐름을 조감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대본은 참고용

• 외우기보다 흐름을 이해하기

• 어떤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파악하기

• 발음·톤·속도 조절

• 시간 준수


발표는 결국 팀 전체의 정리된 결과물을 전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책임이 얹히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4.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어 붙이는 사람, 조장


조장은 정리하고, 합치고, 누락을 방지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최종 점검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장이 되면 매번 공지합니다.

• 자료조사는 어떻게 하는가

• PPT는 어떤 형식으로 만들 것인가

• 발표 방향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 AI 사용의 적절한 범위는 어디인가


왜냐하면, 기본을 모르면

그 책임은 결국 다음 사람에게 덮어쓰기 때문입니다.



5. “빌런이 없다면, 당신이 빌런일 수 있습니다.”


이 말을 팀플할 때마다 떠올립니다.


누군가가 일을 안 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정작 내가 당연하다고 여긴 기준을

다른 사람은 ‘처음 듣는 얘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는 내 기준을 이렇게 글로 남겨둡니다.

팀플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든,

조장 역할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든,

혹은 내가 팀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팀플의 핵심은 결국 이거예요.


“내가 덜 하기 위해 남에게 떠넘기지 말 것.”

“내가 하는 일이 팀 전체를 어렵게 만들지 말 것.”


그 기본만 지킨다면

누군가의 밤샘 노동 위에 내 점수를 올리는 일은

적어도 하지 않게 되겠죠.


빌런이 없기를 바라는 팀플.

그 시작은, 나부터 빌런이 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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