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그친 뒤, 봄을 기다리는 마음

잠시 멈춘 계절 속에서도 나는 자라나고 있다

by IN삶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눈이 그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눈이 멈췄다고 해서 겨울이 끝난 건 아니겠죠.

겨울엔 눈이 몇 번이고 내렸다 멈추곤 하니까요.

그저 이번에는, 진심으로 봄이 오길 바라게 됩니다.


마음이 간질거린다기보다는 그저 편안해요.

따뜻한 담요를 덮은 듯한, 불안도 기대도 지나간 그런 평온함이랄까요.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어요.

눈발이 조금씩 줄어드는 걸 보며, 이 마음의 계절도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성격도, 거리도, 나이도, 직업도—모든 것이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이 눈이 정말 그친 건지,

아니면 잠시 멈춘 것뿐인지를 조금 더 지켜보고 싶어요.

겨울이 끝나야 봄이 오는 것처럼,

진짜로 다가올 계절을 알아보는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어쩌면 이번은 제 인생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기인지도 모르겠어요.

좋은 의미로든, 조금 아픈 의미로든.

이건 인생의 큰 경험이 될 거예요.

쪽박이든 대박이든, 저는 그 안에서 자라날 테니까요.


가끔은 제 자신이 남극에서 펭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 같았어요.

감정의 온도는 늘 낮고,

누군가 다가오면 숨죽여 얼음장 밑으로 숨어버리던 그런 시절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게도, 바람이 조금 따뜻하게 느껴져요.

지구 온난화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 마음의 계절이 정말로 바뀌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행사도 무사히 끝났어요.

큰 실수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이제 푹 쉬고 싶지만,

내일은 또 할머니 댁에 가야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신나게 놀고,

오랜만에 손녀딸 모먼트를 제대로 즐길 생각이에요.

가끔은 그런 단순하고 따뜻한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가는 길에는 과제도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면

또 하루가 금세 지나가겠죠.

요즘따라 글 분량이 조금 줄었어요.

현실이 너무 바쁘고, 조금 지치기도 하고,

무엇보다 언제나 무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제오늘은 그렇게, 가볍게 흘려보내봤어요.


오늘의 나는 잠시 멈춘 눈처럼 고요하지만,

그 안에서 봄을 준비하고 있어요.

조용히 녹아내리고,

천천히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그 감정의 틈 속에서

나는 또다시 자라고 있는 중이에요.


오늘은 푹 쉬고,

내일은 다시 신나게, 웃으며 돌아올게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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