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 장학생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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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블로그 글에도 나와있듯, 미친 듯이 달달 떨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달달 떨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말을 하면서도 입이 떨리고 있는 게 느껴졌다.
아마 면접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더라면 그렇게 떨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예상보다 면접이 빨리 끝나서(나도 환승이 찍힐 정도로 빨리 끝났어서) 혹여나 이걸 보시는 지원자분들이 계신다면 면접장에 면접시작 30분보다 더 넉넉히 도착하시길..
집 가장 가까운 사람이 지각한다고 나 빼고 다 와 있었다. 집에서 30분 걸렸는데, 더 일찍 움직일걸 하는 후회도 많이 했다.
이상하게도 면접 첫 질문이 자기소개 질문이 아니었다.
‘왜 간호학과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공중보건장학생에 지원하게 된 동기’
를 물어봤다.
아이러니했다. 그래서 내가 준비했던 자기소개에 덧붙여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면접 시 나의 콘셉트는
‘대학병원 없는 지역에서 공공의료원의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자라, 다시 사회로 환원하고 싶다.‘
였다.
(확실히 콘셉트를 잡고 들어가는 것이 대답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쉬운 것 같다.)
그 밖에도 일곱 가지 질문정도를 물어봤다. 원래는 3:3 면접이지만 경기도는 2명뿐이라 3:2로 보게 되었다. 거의 대부분 상대방 지원자가 먼저 말씀하셨는데, 딱히 면접에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가 먼저 하고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집안 어르신들이 ‘네 꿈 한번 이야기해 보거라~’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점점 편안해진 나는 마지막에 어필해보라는 말에 초강수를 두었고,
“이 면접이 우연일지, 제가 잡은 기회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인생을 성장시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최선이라 함은 내 능력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환경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제게 주어진 기회들을 잘 사용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엄마가 그거 듣자마자,
‘그건 니 자랑이냐 아니면 뽑아 달라고 어필하는 거냐’고 해서 한참 웃었다.
아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의 마무리는 항상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
로 끝내서 내 답의 끝을 알 수 있게 했고, 나는 면접을 볼 때 말 끝을 뭉개어서 먹는 편이었지만 최근 들어 강의도 하고 스피치 연습을 하다 보니, 상대에게 눌리지 않고 말을 온전히 다 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두 가지는 면접이나 스피치의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면접이 끝나고 집에 와서 자기 전에 그날 받았던 질문들을 적어두었다. 혹여나 내가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래서 아래 7개는 내가 받은, 공통으로 받은 질문이었고, 꼬리질문은 거의 없었다.
1. 간호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공공간호장학생을 지원하게 된 계기
2. 지원하고 싶은 의료기관과 그의 자랑거리를 말해보세요.
3. 동료, 선후배와의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 건지.
4. 경기도의료원의 비전은?
5. 의무복무기간 동안 그 근처에서 거주할 건지?
6. 뭐 타고 왔는지.
7. 어필 및 하고 싶은 말
마지막 두 개는 분위기 풀려고 하셨던 것 같고(혹은 지각(?)한 내 저격이거나) 주로 의료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아마 내 기억으로 질문 하나가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질문들이 의료원을 자주, 많이 접했던 나에게는 내가 명확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게 아닌 분들은 의료원에 대한 공부는 어느 정도는 하고 가야 할 것 같았다. 혹여나 내가 근무하게 될 곳일지도 모르니. 보통 기업 입사 면접을 보더라도 그 기업의 비전과 목표, 위치, 급여, 최근 한 일, 업적 등은 알고 가는 게 상투적이라, 기본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게 나는 전철 환승 시간 안에 면접을 보고,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다 집으로 귀가했다.
이제 마지막 주사위는 던져졌고, 최종 기다림만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