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주
최근 처음으로 신점을 보러가서 들었던 말이다.
상처받은 게 많아 기본적으로 사람을 못 믿는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도 없다고 말이다.
어쩌면 누구나 다 그렇다고 할만한 당연한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내 안의 어떤 치부를 들킨 것만 같았다.
말로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마치 늘 애정을 갈구하는 강아지처럼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것도 없는데
난 늘 언제든지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에
먼저 도망쳤다.
그래서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는 외로운 사주라는 말이
내 마음 속에 바늘처럼 콕 박힌 게 아닐까 싶다.
최근 본 ‘이 구역의 미친 X’ 라는 드라마에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서 여자가 먼저 이별 통보를 하는데,
이유가 스스로 감당할 자신이 없고 너무 힘들어서였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데도 헤어짐을 선택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내 인생의 여러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친구든 연인이든 내가 먼저 손을 놓았던 수 많은 관계들이
오히려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상처받는 게 무서워 도망쳤던 것이었다.
결국 외로움은 내 스스로가 만든 것이었다.
이걸 느끼는 순간 이상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어쩌면 앞으로도 나는 쉽게 마음주고 좋아하고 상처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상처받는 게 무서워 먼저 도망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