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이 말이 내게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하고 싶은 일은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무언가 되고 싶은 것에 집착했던 것 같다. 요즘 인기 있는 유튜버라는 직업을 보면 틀에 갇히지 않고 항상 창조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즐겁고 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유튜버라는 직업을 가지게 될 텐데, 일부는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기 위해 유튜버가 되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 또한 마케터, 디자이너,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사, BJ, 사업가 등 여러 직업을 가지고 싶었는데, 막상 그 일을 하면 할수록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계속 도전은 하지만 꾸준히 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이 들었고, 어느순간 망망대해에 놓여진 기분이 들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어딜 향해 가야 할 지 목표나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그러다 이전 글에서 소개한 ‘고기능성 불안장애’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선택한 것들이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몇 주간 정말로 어떤 걸 할 때 즐거웠을까를 곰곰이 고민하였고, 여기서 발견한 사실은 아래와 같다.
혼자보단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며 일하는 게 즐겁다.
일하는 곳이 사무실로 고정되기보다는 가끔 외부로 나가고 싶다.
단순 이익 추구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매번 창의적인 걸 만들기보다는 철저한 준비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해 가는 것이 즐겁다.
처음부터 어떤 직업이 되고 싶기보다는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 보고 이에 맞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니 여러 방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공무원이라면 질색했던 내가 경찰이나 소방관 같은 현장직 공무원에 대해도 관심이 생겼고, 공기업 교육 직무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다 2020년 졸업을 앞두고 창업 동아리 지도교수님을 통해 창업대학원을 지원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당시 합격하고 조교 제안도 받았었는데, 입학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돌연 취소했었다. 단순히 학위를 따기 위해 내 시간과 돈을 쓰는 게 아닌지 회의감이 들었고, 창업하고 싶으면 공부하기보다는 일단 부딪혀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입학하지 않았었다. 이후 2년간 여러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잘되지 않았었다. 중간 중간 생계 유지를 위해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도 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금방 퇴사하게 되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단순 학위나 잘보이기 위해 창업을 하고 싶기보다는 그냥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즐거웠었다. 그런데 점점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 같고 나도 괜찮은 사람이고 싶어 좋은 회사에 계속 취업했지만, 오히려 스스로 죽어갔던 것 같다.
어쩌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하고 싶은 일이 진짜 내 적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억지로 이유를 찾기보다는 지난 내 흔적을 되돌아보며 창업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다. 사업가가 되고 싶은지 교육자가 되고 싶은지 아직은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따라 흘러가다 보면 언젠가 나만이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어디선가 본 말처럼 1등이 되기보다는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다.